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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야할까 함께 가야할까의 고민의 시간이 이제 일주일만 남았다.
현재 수사 속도로 볼 때 일주일 내에 결과가 나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선수들에 대해 죄가 있냐 없냐에 대한 설왕설래가 계속되고 의혹만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그 선수들을 포함시켜도 걱정, 제외해도 걱정이다.
그 선수들을 포함시켜서 우승했다가 나중에 실제로 죄가 밝혀질 경우 나올 후폭풍이 얼마나 클지는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다. 삼성의 성적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이 크게 일어날 수 있다. 야구단의 문제가 아니라 그룹 전체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삼성이 이젠 국내 기업이 아닌 글로벌 기업이기에 간단하게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이들이 실제로 경기에 출전했을 때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들이 그라운드에 나왔을 때 팬들의 반응은 뻔하다. 상대팀 팬들의 큰 야유가 쏟아질 것이고 여기에 삼성팬들도 그들에게 야유를 보낼 수 있다. 도박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받으며 야유속에 경기를 해야해 부담이 커진다. 다른 선수들 역시 이 사건으로 인해 경기에 집중하기 쉽지 않다. 이들의 실력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허나 이들로 인해 선수단 전체가 엄청난 부담과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기면 '범죄자를 써서 이겼다'는 비난을 받고, 진다면 '그런 선수를 쓰고도 졌다'는 비판을 받는다.
엔트리에서 제외했을 땐 이후 무죄로 판명날 경우가 문제다. 특히 이들을 빼고 치른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하지 못했을 땐 그 억울함을 풀 곳이 없다. 죄가 없는데도 죄인 취급을 받으며 경기에도 나서지 못한 선수들을 구제해줄 방법이 없다.
삼성으로선 한국시리즈 엔트리 마감일인 24일까지 자체적으로 이에 대한 확실한 방향을 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이들의 도박 사실을 확인해야 하고 무죄가 확실하다는 판단이 섰을 때만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넣어야 한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우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우승이 아니라 팬들에 대한 신뢰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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