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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조원우의 무엇을 보고 감독으로 모셨을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10-08 14:47 | 최종수정 2015-10-08 14:47


롯데 조원우 신임 감독. 스포츠조선DB

"번트를 못대는 것이 감독 탓입니까. 선수들 훈련이 안돼있는 듯 합니다."

지난 달 11일 부산 사직구장에는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찾아 삼성 라이온즈전을 관전했다. '형제의 난'에서 승리한 후 야구단에도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후, 직접 부산을 찾은 것. 하지만 롯데는 당시 경기에서 7대9로 패하고 말았다. 그 때 경기 중 한 선수가 희생번트를 실패하는 모습을 보고 신 회장이 한 마디 던졌다고 한다. "저 상황에서 번트를 못대는 것이 코칭스태프 탓입니까. 선수들의 기본 훈련이 안돼있는 것 같습니다"였다.

롯데는 8일 이종운 감독을 경질하고 조원우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이 감독이 초보 감독으로서의 한계를 보이며 경질을 당했는데, 또 초보 감독이다. 롯데가 조 감독을 선임한 이유는 무엇일까.

위 얘기에 힌트가 있다. 롯데 수뇌부는 현재 팀 문제로 훈련량과 팀플레이를 꼽고 있다. 기본적인 훈련량이 다른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는 수년 전부터 롯데를 옥죄고 있다. 그렇다고 훈련을 적게 하고 야구를 잘한다면 모를까, 계속 성적이 떨어지니 수뇌부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 여기에 선수들의 팀 플레이 의식 결여도 수뇌부의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롯데 이창원 사장은 "희생번트를 지시하니, 표정이 일그러지는 선수들이 있더라"라고 말하며 "1년동안 롯데를 지켜본 결과, 선수들 개개인 능력 관계없이 팀 플레이를 하지 못한다면 절대 좋은 성적을 낼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어떻게 보면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리더를 찾아보면 조 감독이 적임자가 될 수도 있다. 조 감독은 현역 시절부터 근성있는 플레이를 펼치는 것으로 유명했다.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는 아니지만, 조원우가 없으면 팀이 잘 돌아가지 않는 그런 숨은 플레이메이커였다.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할 수 있는 기본 마인드를 알고 있는 스타일이다.

또, 롯데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조 감독은 양승호 전 감독 시절 외야 수비 전문 코치로 영입돼 구단 내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손아섭 등 수비가 부족했던 외야수들이 일취월장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후 주루코치 역할도 맡았었다. 양 감독이 경질되고 함께 팀을 떠났고, 두산 베어스를 거쳐 지난 2년간 SK 와이번스에서 착실히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올시즌에는 시즌 도중 수석코치로 신분이 격상됐다.

조 감독도 구단이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있다. 조 감독은 "팀워크를 다시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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