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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KIA마저' 엘롯기 동맹 재결성 비극 발생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10-04 16:58



좋지 않은 재회다. 추억으로 잊혀지는 듯 했던 '엘롯기 동맹'이 다시 재결성됐다. 프로야구 전통의 인기팀, 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KIA 타이거즈 중 어느 팀도 가을야구 진출권을 따내지 못했다는 뜻이다.

마지막 보루 KIA마저 무너졌다. KIA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0대9로 완패했다. KIA가 5위를 차지하려면, 이날 두산전 포함해 이어지는 삼성 라이온즈-LG 트윈스전을 모두 이겨야 했다. 하지만 두산전에서 일찌감치 패하며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확정됐다.

이로써 LG-롯데-KIA가 모두 울었다. KIA가 아직 2경기를 남겨놓았기에 최종 순위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6위 아니면 7위다. 그리고 8위 롯데, 9위 LG 순이다.


프로야구 팬들에게 '엘롯기 동맹'은 프로야구 최고의 인기팀으로 인정받는 LG-롯데-KIA 세 팀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단순히 인기가 많은 팀들의 모임이라는 뜻이 아니었다. 2000년대 들어 매시즌 동반으로 하위권에 처져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한 암울한 시기에 처음 등장했다. 2002년 LG는 삼성에게 한국시리즈 우승을 내준 이후 10년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롯데는 2001년부터 2007년까지 가을잔치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 KIA는 그나마 선방했다. 2002년부터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2006년에도 준플레이오프에 나갔다. 하지만 우승은 커녕 한국시리즈 진출조차도 없었다. 해태 왕조를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성에 차지 않았다. 또, 세 팀이 2000년대 사이좋게 번갈아가며 꼴찌를 해 더욱 돈독한 인연을 쌓을 수 있었다. 롯데가 2001년부터 4년 연속 최하위였고, 2005년 KIA, 2006년 LG, 2007년 KIA. 2008년 LG가 꼴찌를 했다.


KIA가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롯데가 2008년부터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위력을 과시했다. 롯데가 2013 시즌부터 다시 부진하니 이번에는 LG 트윈스가 10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지난해에도 LG는 꼴찌에서 4강에 드는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올시즌 오랜만에 다시 엘롯기 동맹이 맺어졌다. LG는 비교적 일찍 뒤로 처졌지만, 롯데와 KIA는 충분히 5위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SK 와이번스에게 티켓을 내주고 말았다. 롯데와 KIA 모두 시즌 전 전문가들로부터 가을야구가 힘들다는 혹평을 받았기에 비교적 시즌을 잘 소화한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손에 쥐었던 듯한 티켓을 놓친 당사자들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가을야구 흥행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엘롯기 동맹 뿐 아니라 올시즌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한화 이글스까지 떨어졌기 때문. 야구계에서는 공공연히 "LG-롯데-KIA가 잘해야 프로야구 전체 판이 살아난다"는 의견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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