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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SK를 구한 3인, 정의윤-켈리-세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10-04 10:53


SK는 정의윤이 8월 중순부터 붙박이 4번타자로 자리를 잡으면서 타선의 짜임새가 한껏 높아졌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켈리는 지난 5월 중순 손목 부상을 입고 한 달 넘게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시즌 막판 4연승을 달리면서 시즌 10승을 돌파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SK 와이번스는 결국 자력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결정짓지는 못했다. 지난 3일 인천서 열린 정규시즌 최종전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총력을 기울인 끝에 역전승을 따냈지만, 앞서 1일 두산 베어스전과 2일 NC전을 잇달아 내줘 마지막까지 초조한 마음을 떨쳐버릴 수 없는 처지다. 시즌 내내 가진 전력에 비해 결과를 내지 못했다고 비난받는 SK지만, 그래도 시즌 막판 한 달간 펼친 레이스는 강팀으로 올라설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K가 9월 들어 8위에서 5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데는 크게 두 가지 원동력이 작용했다. 타선에서 리더가 등장했고, 마운드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SK는 9월 이후 29경기에서 16승13패를 올리며 같은 기간 4위를 기록했다. 9월 8일까지 55승65패2무로 승률 5할에서 10경기나 떨어져 있던 SK는 이후 22경기에서는 14승8패를 올렸다. 이 기간 팀순위는 NC에 이어 2위다. SK가 순위가 처지기 시작했던 5월말부터 3개월간 부족했던 것은 타선의 리더 부재와 1~3선발진의 불안이었다. 외국인 투수 켈리와 밴와트가 부상에 시달렸고, 중심타자 최 정과 브라운은 각각 부상과 부진으로 제몫을 하지 못했다. 판단 미스가 잦았던 벤치의 경기 운영은 논외로 하더라도 SK가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기 힘들었던 이유를 적지 않게 꼽을 수 있다.

그런 SK를 살린 주역은 정의윤과 세든, 켈리다. 지난 7월 24일 LG 트윈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SK 유니폼을 입은 정의윤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당초 김용희 감독이 생각한 정의윤의 쓰임새는 오른손 대타였다. 김 감독은 "경기 후반 장타를 날릴 수 있는 우타자가 필요하다"며 정의윤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정의윤은 이적 후 일주일만에 주전자리를 꿰찼다. 한 번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7월 30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김병현을 상대로 3점홈런을 때린 것이 김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 마침내 붙박이 4번타자로 등장한 것이다.

정의윤은 9월 들어 더욱 뜨거웠다. 9월 한 달간 26경기에서 타율 4할2푼2리, 9홈런, 23타점을 올리며 월간 MVP에 선정됐다. 정의윤이 4번에 자리를 잡자 이재원, 박정권, 브라운 등 앞뒤 타순의 거포들도 컨디션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8월 중순 이후 SK 프런트에서 '정의윤을 좀더 일찍 데려왔다면'이라는 아쉬움을 토로했을 정도다. 정의윤은 4년전 같은 길을 걸었던 LG 입단 동기 박병호와 비교되며 입단 이후 처음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위치로 올라섰다.

또 SK는 켈리와 세든의 막판 연승 행진이 없었다면 5위는 커녕 하위권으로 더 깊이 빠져들 수도 있었다. 5월 중순 손목 부상을 입은 뒤 난조에 시달린 켈리는 후반기에는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수를 쌓지 못했다. 8월 5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시즌 7승 따낸 뒤 7경기에서 4패만을 당했던 켈리는 지난달 19일 KIA전서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이후 4연승을 달렸다. 특히 이날 NC와의 최종전서 구원으로 등판해 3이닝 동안 무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으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한게 인상적이었다. 켈리의 가치는 시즌 막판 활약상만으로도 설명이 충분하다.

지난 7월초 SK에 복귀한 뒤 두 달 가까이 헤맸던 세든은 8월말부터 2년전 14승을 올릴 때의 위용을 드러냈다. 8월 28일 LG전 완봉승이 반전의 계기였다. 9월 9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30일 LG전까지 5연승을 달렸다. 정교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의 위력을 되찾았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세든이 안정을 찾으면서 SK는 시즌 막판 4인 로테이션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물론 SK는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이들에 이어 명예 회복의 무대를 갖기를 바라는 선수들이 여전히 많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크리스 세든은 지난 8월 28일 LG 트윈스전서 완봉승을 거둔 뒤부터 에이스의 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세든은 시즌 막판 5연승을 달렸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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