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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의 마지막 바람, 이태양 10승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09-30 05:58


NC 이태양이 남은 한 차례의 선발 등판에서 생애 첫 두 자릿수 승수를 노린다. 스포츠조선 DB.

김경문 NC 감독의 마지막 바람이 이뤄질 수 있을까.

김 감독은 평소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다. 130개를 넘게 던져 노히트노런을 하는 것보다 100개 안팎으로 7~8이닝을 소화하는 편이 낫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KBO리그 사상 첫 40(홈런)-40(도루) 대기록에 도전하는 테임즈에 대해서도 "굳이 기록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도루 시도와 함께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횟수가 늘어나며 부상 위험성이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김 감독은 "다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시즌을 잘 이끌어 오다가 막판에 아프면 선수나 감독 속이 타 들어간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 김 감독도 애착을 갖는 기록이 있다. 선발 전원 규정 타석 진입과 토종 선발들의 두 자릿수 승수다. 그는 "9명이 모두 규정타석에 진입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하길래 이왕이면 최초의 기록을 세워보고 싶다"고 최근 밝히며 "감독은 매 경기 승패가 중요하기 때문에 특정 선수의 규정 타석을 채워줄 여유가 없지만 다들 자기 자리에서 잘 해줬다"고 말했다. 그리고 NC는 실제 박민우-김종호-나성범-테임즈-이호준-이종욱-손시헌-지석훈-김태군으로 이어진 주전 9명이 KBO리그 최초로 규정 타석을 채웠다. 이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6개 팀만이, 일본 프로야구에선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퍼시픽리그의 오릭스가 1991년 한차례 기록했던 흔치 않는 기록이다.

토종 선발 10승은 이재학과 이태양을 향한 바람이다. 김 감독은 "이재학이 초반 부진했지만 점차 자신감을 찾아가며 자신의 공을 던지고 있다"며 "둘 모두 꼭 10승을 거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발 투수에게 두 자릿수 승수가 갖는 상징성은 상당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부와 명예의 보증 수표라는 표현도 쓰고 30홈런 타자의 가치와 엇비슷하다는 평가도 있다. 가장 큰 의미는 선수 본인이 확실한 자신감을 얻게 된다는 점. 타율 2할9푼과 3할이 다르듯 9승과 10승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이재학은 28일 창원 한화전 승리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에 성공했다. 7이닝 동안 안타는 2개만 허용하고 삼진을 10개나 솎아내는 위력투로 구단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그는 전반기 16경기에서 3승4패에 4.5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후반기 12경기에서는 7승4패 3.90의 평균자책점으로 반전을 이뤄냈다. 호투의 이유는 "긴 이닝에 대한 생갭다 공 한 개에 집중하자"는 단순한 마음이다.

남은 건 이태양이다. 이태양은 이재학이 기복을 보이는 동안 사실상 토종 에이스 노릇을 했다. 언더핸드 투수로는 드물게 우타자를 상대로 몸쪽 승부를 과감히 하며 두 자릿수 승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한 시즌 최다 승수가 2013년의 4승(8패)이다. 지난해에는 9경기에서 1패1홀드로 존재감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28경기에서 9승5패, 3.70의 평균자책점으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앞으로 한 차례 남은 등판에서 승리를 따낸다면, NC는 내년에도 선발 한 축을 담당할 좋은 투수를 확보하게 된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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