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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G 19실점 유희관 구속저하와 공끝의 무뎌짐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9-27 16:07


두산 베어스 유희관이 최근 급격한 구속 감소와 제구력 불안을 드러내며 난조를 보이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111~127㎞.'

두산 베어스 유희관의 강점은 송곳 제구력과 완급조절이다. 구속이 느림에도 불구, 타자들의 배팅타이밍을 효과적으로 빼앗는 볼배합과 컨트롤로 두산의 에이스로 성장했다. 그러나 공의 스피드에 대해 아무리 자유로워도 어느 정도의 '상식선'은 존재한다. 스피드 감소는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공끝의 무뎌짐도 의미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코너워크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천하의 유희관이라 하더라도 난타를 당하기 십상이다.

유희관은 27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데뷔 이후 가장 나쁜 투구를 하고 말았다. 스피드 저하와 제구력 불안이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1⅔이닝 동안 7안타와 1볼넷을 내주고 8실점했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실점 타이이자 최소 투구이닝 경기였다. 3위 싸움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두산은 중요한 시점에서 에이스의 침몰로 어려운 처지에 몰렸다.

이날 두산 전력분석팀에 찍힌 유희관의 직구 구속은 111~127㎞에서 형성됐다. 최저가 아니라 최고 스피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유희관은 직구 자체도 20㎞ 범위에서 스피드를 조절하며 타자들의 배팅타이밍을 무력화시킨다. 그러나 이날 유희관의 직구는 스피드 저하와 함께 공끝의 무딤 현상이 두드러졌다. 소위 '무브먼트'라고 하는 그만의 강점이 드러나지 않았다. 정직하게 들어가는 직구는 배팅볼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가운데 혹은 높은 코스에서 형성되는 공이 많아 난타를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유희관은 최근 들어 스피드 저하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평소 132~133㎞ 정도까지 나왔던 직구 스피드가 9월 들어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다. 130㎞를 넘는 공이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 2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이닝 동안 4점을 줬을 때도 130㎞대 직구는 한 개도 없었다. 이날도 LG 타자들을 상대로 던진 직구는 대부분 120㎞ 안팎이었다. 그렇다고 커브, 슬라이더같은 변화구가 효과적으로 구사되지도 않았다. 스피드 감소와 제구력 불안, 단조로운 볼배합이 최근 부진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올해 유희관은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고 있다. 공의 속도가 시즌 막판 감소하는 이유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특별히 부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스피드가 줄고 공끝도 무뎌지고 있는 것이다. 풀타임 선발로 던지는 투수에게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시즌 끝까지 집중력과 평정심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평소 담담한 표정을 유지하며 마운드를 지켰던 유희관은 이날 2회초 투구때 난타가 이어지자 상기된 얼굴색을 감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우익선상 2루타가 2개 나온 것에 대해서도 불만섞인 표정을 짓기도 했다. 유희관은 최근 3경기에서 13이닝 동안 23안타를 맞고 19실점을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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