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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윤 "기회준 SK에게 감사할 뿐이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9-24 10:07


SK 와이번스 정의윤은 최근 20경기 연속안타를 치는 등 팀을 옮긴 이후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SK 와이번스는 정의윤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5위 싸움을 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김용희 감독은 "정의윤이 4번타자로 중심을 잡으면서 득점력이 높아졌다"고 했다. SK는 시즌 초부터 타선의 폭발력 부족으로 마운드가 잘 버틴 경기에서도 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후반기, 특히 9월 들어서는 정의윤이 주자를 불러들이고 득점을 하며 타선을 이끌어준 덕분에 계산이 서는 공격을 펼칠 수 있게 됐다.

SK는 23일 목동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0대10으로 지며 2연패를 당했다. 넥센 선발 하영민의 구위와 제구력에 철저히 눌리는 바람에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정의윤은 4번 타자로 나가 2타수 2안타를 때리고 볼넷 1개를 기록했다. 요즘 SK에서 타격감이 꾸준한 선수는 정의윤과 이명기 정도다. 정의윤은 지난 20일 KIA 타이거즈전까지 20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다음날 KIA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이날 넥센전에서 다시 2안타를 때려냈다.

정의윤은 데뷔 이후 팬과 언론으로부터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올시즌에도 SK로 오기 전 LG 트윈스에서 32경기에서 2할5푼8리, 홈런없이 7타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선발출전은 거의 없었고, 주로 대타로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정의윤의 타격실력을 오랫동안 지켜봐온 김용희 감독은 지난 7월 LG와의 트레이드 협상이 진행될 당시 오른손 대타 요원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그를 지목했다. 양측이 카드를 맞추면서 3대3 트레이드가 됐고, 정의윤은 이적하자마자 잡은 선발출전 기회를 살리며 8월 중순부터 붙박이 4번 타자로 자리를 잡게 됐다.

정의윤은 "SK에 와서는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하면 왜 못 쳤는지 생각을 한다. 다음에 3번 정도 더 타석 기회가 있기 때문에 무엇이 잘못됐고 상대가 어떻게 날 상대하는지 등을 생각한다"며 "LG에서는 작년 5월부터 전력 외 선수였다. 첫 타석에서 못치면 언제 교체되나 덕아웃 눈치를 봤다"고 털어놓았다. 당연한 이야기다. 대타 전문 타자들은 한 경기서 고작 1~2번 타석에 들어서기 때문에 해당 타석의 타격을 분석하고 다음을 준비할 기회가 없다. 대타 전문 요원들에게 고도의 집중력과 임기응변 능력이 요구되는 이유다.

정의윤은 SK로 옮긴 뒤 선발출전 기회를 잡으면서 자신의 타격폼을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정경배 타격코치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타격폼을 조금 바꾸기도 했다. 타격전 팔의 높이를 낮추고 하체의 움직임에 신경을 쓰면서 스윙 궤적도 간결하게 바꾼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배트 사이즈도 무게 900g, 길이 34인치로 늘렸다

새로운 폼으로 타격을 하면서 안타도 나오고 홈런도 나오니 자연스럽게 자신감은 상승한다. 정의윤은 "여기로 온 뒤 나를 잘 데려왔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 감독님께서 하나부터 열까지 편하게 해준다. 자신감을 심어주시는 것이 내게 가장 큰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감사의 마음을 나타냈다.

이어 정의윤은 "요즘에는 밤에도 야구 생각을 많이 한다. 오늘 왜 내가 못쳤는지를 생각한다"고 했다. 야구가 이처럼 재밌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란다.

정의윤은 프로 입단 동기인 넥센 박병호와도 비교된다. LG를 떠난 직후 거포 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병호는 2011년 후반기 넥센으로 옮긴 직후 12개의 홈런을 날렸고, 정의윤도 올해 SK에서만 11홈런을 쳤다. 이에 대해 정의윤은 "병호는 감히 비교 상대가 아니다. 난 올해 끝나고가 중요하다"며 손사래를 쳤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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