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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보러 양키스까지 왔다...쩐의 전쟁 서막?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09-10 06:11


2015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9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6히말 1사 만루 넥센 박병호가 두산 니퍼트를 상대로 역전 2타점 안타를 치고 3루로 공이 송구되는 사이 2루까지 나가 정수성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9.09/

메이저리그 '큰 손' 뉴욕 양키스까지 박병호(29·넥센) 체크에 들어갔다. 오랜 라이벌이자 '앙숙' 보스턴 레드삭스가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올 겨울 '쩐의 전쟁'이 벌어질 조짐이다.

양키스 스카우트는 지난 8일 목동 두산전을 찾아 포수 뒤쪽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매 타석 박병호를 유심히 관찰했으며, 공을 때릴 때마다 타구에 시선을 고정했다. 아쉽게도 원하는 홈런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박병호가 4타수 3안타를 때리면서 강인한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넥센 관계자는 "2명의 스카우트가 왔다. 그 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상당수가 박병호를 보기 위해 왔지만, 양키스가 목동구장을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우리도 얘기를 듣고 놀랐다"고 밝혔다.

양키스는 지난해 강정호(28·피츠버그)가 7년 차 FA 자격을 얻었을 때도 스카우트를 파견하지 않았다. 텍사스에서 뛰고 있는 추신수를 잡기 위해 1억4000만 달러(7년)를 베팅했다가 실패한 뒤, 한국 선수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박병호의 남다른 파워와 기량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서둘러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1루에는 마크 테세이라(35)라는 슈퍼 스타가 있지만, 그와의 계약은 2017년 끝난다. 서른 다섯 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 탓에 부상 위험성도 커 중심 타선은 물론 1루를 맡을 대체 자원을 준비해야 한다.

스카우트가 이제 고작 한 차례 찾은 것이지만, '양키스'란 이름이 갖는 상징성은 상당하다. 최고의 인기 구단이자, 최고의 명문 구단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과 스포팅인텔리전스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양키스는 올 시즌 선수 평균 연봉이 730만 달러로 아메리칸리그 1위다. 양대 리그를 통틀어서는 다저스의 평균 연봉(800만 달러)보다 적지만, 수 십년째 '부자 구단'의 명성은 이어오고 있다. 아울러 지난달 한화 유니폼을 입고 '괴물' 소리를 듣는 로저스가 이 구단에서는 패전조 투수였다. 엄청난 선수들이 몰려 있다는 얘기다. .

서로 으르렁대기 바쁜 보스턴과의 자존심 싸움이 벌어질지도 관심사다. 또 다른 '빅 마켓' 보스턴은 현재 박병호의 포스팅 입찰에 무조건 참가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보스턴 글로브가 박병호에 대한 기사를 게재해 눈길을 모았다. 이 매체는 "키 1m85, 몸무게 107㎏에서 나오는 파워를 활용할 줄 아는 거포"로 박병호를 소개하며 "삼진 개수는 많지만 볼넷 또한 많이 얻어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레드삭스가 상당 기간 박병호를 지켜보고 관찰했으며, 만약 포스팅을 통해 영입을 확정지을 경우 1루수 자리를 두고 왼손 타자인 트래비스 쇼와 번갈아 기용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분석까지 곁들였다. 올해 빅리그에 데뷔한 쇼는 90년생으로 9일 현재 4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3리 9홈런 2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보스턴은 지난 겨울 강정호의 포스팅 입찰에는 뛰어들지 않았다. 한국 선수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고 KBO리그 수준에 대한 의구심도 품었다. 하지만 예상 외로 강정호가 놀라운 성적을 찍고 있자 박병호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현재 스카우트 사이에서는 30홈런이 가능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렇게 되면 보스턴이 주도하고 양키스가 뒤를 쫓는 형국으로 박병호 영입 쟁탈전을 벌어질 수 있다. 당연히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테다. 여기에 피크버그, 오클랜드 등도 박병호를 노리고 있어 3년 전 류현진(28·LA 다저스)이 기록했던 역대 한국인 포스팅 최고액(2573만 달러) 경신도 가능해 보인다. 실제 피츠버그가 2000만 달러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추측성 기사도 현지에서 나왔다.

일각에서는 1루만 볼 수 있는 수비적 한계를 지적하며 강정호의 포스팅 비용(500만 달러) 수준에서 그칠 것이는 전망도 한다. 그러나 약물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현재 메이저리그에는 오른손 거포 1루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일부 구단을 제외하면 대다수 팀이 파워 히터 영입에 목을 매고 있다. 그래서 시즌을 마치고 7년 차 FA 자격을 얻는 박병호를 '엄청난 행운아'라고 평가하는 빅리그 스카우트가 많다. 게다가 이제는 양키스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으니, 타율 3할5푼1리에 47홈런에 134타점을 쓸어 담고 있는 박병호가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마무리를 잘 하는 일만 남았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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