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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갈량'의 올바른 코치론, 코치는 '재료' 탓하면 안 된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5-09-02 08:00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그만큼 애정을 갖고 자식을 대하듯 다뤄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선수를 키우는 과정에서 개선의 여지가 안 보이는 선수는 3년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 싹이 안 보이는 선수는 1~2년 내에 정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나는 선수를 평가하는 코치가 가장 싫다."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47)은 소장파 사령탑 중에서 입지를 탄탄하게 다져가는 지도자 중 한 명이다. 넥센 지휘봉을 잡은 첫해(2013시즌)부터 2년 연속 4강 진출을 이끌었고, 올해도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가을야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 넥센은 1일 현재 4위(64승1무54패)다.

그는 최근 넥센 선수들의 성장 과정을 얘기하면서 코치의 역할론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염 감독은 현재 넥센 선수 자원은 우수한 편이라고 했다. 투수 한현희 조상우 김대우, 야수 김하성 임병욱 등은 A급 선수가 될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요리사(지도자)'는 '재료(선수)' 탓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염 감독은 "코치는 선수를 자식 처럼 3년 동안은 성심껏 지도를 해본 다음에 판단해야 한다. 그러기 전에 선수를 평가하는 코치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자식 처럼 대한다고 해서 모든 선수들이 성공할까. 자식도 부모 맘대로 되지 않는 게 다반사다.

염 감독은 "그만큼 애정을 갖고 자식을 대하듯 다뤄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선수를 키우는 과정에서 개선의 여지가 안 보이는 선수는 3년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 싹이 안 보이는 선수는 1~2년 내에 정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넥센 코치들에게 매우 엄한 시어머니 같은 감독이다. 한마디로 숙제를 많이 내준다고 한다. 선수를 어떻게 개선 발전시킬 지를 계속 요구한다. 시즌 전에 코치들을 통해 계획을 수립하고 시즌이 끝나면 그걸 평가한다. 물론 팀 성적에 대한 모든 책임은 염 감독이 진다.


그는 "나는 코치들에게 선수들을 할 수 있게 만들라고 요구한다. 선수를 평가하는 건 누구라도 할 수 있다. 코치들은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라 선수를 만드는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넥센 히어로즈의 구단 운영 시스템은 선수 선발은 이장석 대표 이하 구단 프런트가 중심이 된다. 그럼 그 뽑힌 자원들을 육성하는 몫은 선수단에 있다.


2015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17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넥센이 9-5의 승리를 거둔 가운데 염경엽 감독이 이날 역전 결승 만루포를 친 박병호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롯데는 선발투수로 시즌 1패 방어율 4.09의 이재곤을 내세웠다. 넥센은 3승 5패 방어율 4.96의 김영민이 선발 등판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8.17/
넥센의 현재 투수와 야수 중 선수 성장 측면에서 볼 때 투수 쪽이 약간 미진하다.

염 감독은 "이번 시즌 현재 성적은 내가 생각했던 시나리오 중 가장 안 좋은 상황이다. 투수쪽에서 어려움이 있다. 전체적은 성장 과정이 나쁜 건 아니다. 손승락 한현희 조상우가 예상했던 대로 고전 중이다. 안주했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구단 프런트 거친 염 감독은 올해로 사령탑 3년차다. 그는 매년 투수 코치를 바꿨다. 염 감독은 "요즘 손 혁 투수 코치와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 전임자들이 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대화를 주고 받는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KBO리그 토종 선수 자원이 미국이나 일본 처럼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지도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메이저리그 같은 경우 선수를 평가하고 골라서 구단 색깔에 맞게 리빌딩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는 상황이 다르다. 선수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라 구단간 트레이드가 활발할 수 없다. 따라서 지도자가 선수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쪽으로 힘이 실린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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