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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감격의 홈 첫 승리...선수들 자세가 달랐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4-22 21:41


2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BO리그 kt 위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렸다. kt 정대현과 SK 백인식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2회 kt 박경수가 SK 백인식을 상대로 좌중월 솔로홈런을 날렸다.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아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박경수.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4.22

개막 후 홈 8연패. kt 위즈 구단에는 마치 8년과 같이 긴 고통의 시간이었다. 꼴찌에 처져있는 것을 떠나, 홈구장을 찾아주는 수원 홈팬들에게 어떻게라도 이기는 모습을 선물하고 싶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그렇게 긴 어둠의 터널을 뚫고 프로야구 10번째 막내구단 kt가 또 하나의 역사를 써내렸다. 지난 11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창단 첫 승을 거둔 뒤 11일이 지나 홈 첫 승을 따냈다. kt는 2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 무거웠던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됐다.

연패 탈출 위한 선수들 자세부터 달랐다

뭔가 확실히 달랐다. 선수단 전체에서 '한 번 해보자'라는 느낌이 풍겨졌다. 자칫하면 넘어갈 수 있는 살얼음 리드를 선수들은 9이닝 내내 지켜냈다.

1회 절묘한 선취득점이 선수단 분위기를 업시켰다. 2사 1, 3루 찬스에서 1루주자 김상현이 도루를 시도했다. SK 포수 정상호가 2루 송구를 하는 사이 발빠른 3루주자 김민혁이 홈으로 파고들었다. 이 때 2루로 뛰던 김상현이 재빨리 1루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김민혁이 홈을 밟을 때까지의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갔다. 간발의 차로 김민혁이 먼저 홈을 밟고 김상현이 태그아웃됐다. 이중도루 실패로 인한 득점.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지만, 선취점에 대한 kt 선수단의 열망이 느껴지는 장면이기도 했다.

선발 정대현은 숱한 위기에도 끝내 무너지지 않으며 무실점 투구를 했다. 2-0으로 앞서던 3회 1사 2, 3루. 타석에 최 정이 들어선 대위기였다. 풀카운트에 이어 9구까지 가는 혈전이 두 사람 사이에 이어졌다. 정대현은 10구째 칠테면 쳐봐라라는 한가운데 직구를 뿌렸다. 구속은 140㎞에 그쳤지만, 던진 후 점프를 해야할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한 공은 최 정에게 150㎞가 넘는 강속구로 느껴졌나보다. 한가운데 공에 최 정이 헛스윙을 하며 삼진아웃됐다. 심리적 압박을 받는 위기 상황에서 그동안 계속해서 패해왔던 kt 젊은 투수들이었다. 정대현의 이 삼진 장면은 이날 선수단의 마음 가짐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트레이드 효과도 확실했다.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찬 박용근은 5회 선두타자 최 정의 강한 땅볼타구를 제대로 잡지 못해 내야안타로 만들어줬다. 하지만 무사 1, 2루 위기서 박정권의 더 강했던, 주자에 가려 처리하기 까다로웠던 원바운드 타구를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병살처리해 스스로 위기를 넘겼다.

kt 선수들은 연패가 길어지자 경기 초중반 점수차가 조금만 벌어지면 경기를 포기해버리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왔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승리를 위해 똘똘 뭉친 모습이 확실히 드러났다.

kt 보물 장시환, 또 역사의 중심에 섰다


창단 첫 승, 그리고 첫 연승과 위닝시리즈 순간에는 장시환이 있었다. 11일 넥센전 6대4 첫 승리 당시 장시환이 선발 옥스프링에 이어 마지막 투수 이성민 앞에서 1⅓이닝을 버텨줬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 또 12일 2연승 순간에는 마지막 투수로 5대3 승리를 지켜 창단 첫 세이브를 기록하는 영광을 누렸다.

베테랑 마무리 김사율이 난조를 보이며 2군에 내려가있는 상황. 현재 kt 불펜 최고의 믿을맨은 장시환이다. 조범현 감독은 홈 연패를 끊어내기 위해 엄청난 승부수를 던졌다. 선발 정대현이 2-0이던 4회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며 흔들리자 지체없이 장시환을 투입했다. 여기서 실점을 하면 이날 경기도 어렵다고 판단하고 남은 이닝 관계없이 가장 강한 투수 장시환을 등판시킨 것이다.

장시환은 다시 한 번 조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4회 위기를 막아낸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아예 남은 경기 전체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점수차가 조금 더 벌어졌다면 모를까, 2-0 상황이 이어지는데 장시환 외에 내보낼 수 있는 투수가 없었다. 그렇게 장시환은 5⅓이닝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구단 첫 세이브 투수 영광에 이어 위즈파크 첫 홈 승리투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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