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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윤석민, "무조건 기회 잡아야죠"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5-04-16 19:26


15일 오후 인천SK 행복드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넥센과 SK의 경기가 열렸다. 8회초 1사 만루서 넥센 윤석민이 좌중간 안타를 친 후 교체되며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4.15.

"어떻게 주어진 기회인데요, 반드시 잡아낼 겁니다."

넥센 타자 윤석민은 15일 인천 SK전에서 3-4로 뒤지던 8회초 1사 만루에서 싹쓸이 2루타로 3타점,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SK 철벽 불펜 정우람을 상대로 기록한 적시타였기에 그 기쁨은 더 컸다.

사실 윤석민의 안타는 팀에게 1승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지난 주말 신생팀 kt에 2연패를 당하며 분위기가 축 처진 상태에서 에이스 밴헤켄을 투입한 이 경기마저 패했다면 자칫 연패가 길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넥센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질 것은 예상했지만, 시즌 초반 3루수 김민성의 부상에다 지난해 200안타를 쳐낸 한국 프로야구의 대표 톱타자 서건창마저 주루 중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불의의 부상을 당하며 전체적으로 타선이 꼬여버렸다. 지난해처럼 피해갈 타선이 없는 것은 커녕 선발 라인업을 짜기도 버거운 상황이 됐다. 선발 투수까지 안 좋은 상태에서 타선까지 어려워지니 당연히 승리보다는 패배가 많아졌다. 지난해 시즌 끝까지 1위를 위협했고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오른 팀의 모양새는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민성 대신 3루수로 나서고 있는 윤석민의 활약이 더 반가운 것이다. 수비에서는 조금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타석에서만큼은 제 역할을 하고 있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음에도 15일 현재 팀내에서 유한준과 박병호에 이어 3번째로 많은 9타점을 기록중이다. 타율도 3할5푼5리로 좋다.

윤석민은 지난 2004년 두산에서 데뷔, 김동주를 이를 두산의 4번 타자로 큰 기대를 받았지만 두터운 선수층을 뚫지 못하며 한번도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올해로 12년차를 맞는 중고참. 나이도 어느새 서른이 됐다.

3루에서 윤석민이 좋은 활약을 펼치자 원래 이 자리의 주인인 김민성은 다음주 복귀 후 서건창이 뛰던 2루를 맡을 예정이다. 윤석민으로선 12년만에 풀타임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윤석민의 꿈은 소박했다. "규정타석을 채우는 것이 올 시즌 유일한 목표"라고 말했다. 가장 쉬울 수 있는, 하지만 주전으로 계속 뛰어야 한다는 어려우면서도 절실한 목표이다.

윤석민은 "동료의 부상으로 얻은 기회이지만, 어떻게든 내 것으로 만들겠다"고 힘줘 말했다. 비록 후배들이지만 백업에 머물다 주어진 기회를 꽉 잡아낸 박병호 서건창과 같은 롤모델이 이미 이를 잘 보여줬기 때문이다.

윤석민은 현재로선 수비보다 공격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고 했다. 타선의 짜임새나 무게감이 지난해 같지 않은 상황에서 윤석민에 대한 팀의 기대감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윤석민은 "부상 선수가 속출하면서 다소 어수선하기는 하지만 우리팀 타선은 원래 강하다. 김민성과 서건창이 돌아온다면 다시 치고 나갈 수 있다"며 "난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전날 7번에서 승리 타점을 때려낸 윤석민은 16일 SK전에서도 같은 자리에 섰다. 3번부터 7번 타자까지 5명으로 대부분의 점수를 뽑겠다는 넥센 염경엽 감독의 구상 하에 최후방을 윤석민이 책임지는 것이다.
인천=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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