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마무리투수 봉중근(35)은 분명 위기다. 기록을 들여다보면 참담할 지경이다. 2패3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4.30. 이정도면 중간계투로도 낙제점이다. 하물며 마무리 투수야...... '극약 처방'을 고려할 시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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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삼진 능력은 마무리투수에게는 필수다. 위기상황에서 등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봉중근은 마무리 첫해였던 2012년에는 평균자책점이 1.18에 불과했고 152명의 타자를 상대로 36개의 삼진(0.23명당 1개)을 잡아냈다. 2013년에는 241명에게서 54개의 삼진(0.22명당 1개)을 챙겼다. 지난해 역시 216명에게서 45개의 탈삼진(0.21명당 1개). 3년간 수치가 아주 조금 떨어졌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올시즌 초반 누구도 믿기힘든 부진을 자신감 상실로만 설명하는 것은 무리다. 무엇보다 직구 최고구속이 140㎞를 밑도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여기에 로케이션은 어정쩡하고 변화구의 각 또한 밋밋하다. 직구와 변화구의 구속차이가 줄어들면서 타자들이 봉중근의 피칭에 현혹되는 일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봉중근은 위축되고, 타자들은 더 당당하게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상대팀 팬들에게서 봉중근의 이름이 연호되는 것은 그야말로 치욕이다. 마무리의 침몰은 심각한 후유증을 낳는다. 팀은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앞서 던진 선발투수는 승을 날리고, 다리를 놓았던 중간계투는 힘이 빠진다. 봉중근 뒤에 다른 투수들을 대기시키는 것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봉중근도 살리고, LG도 반등하는 뭔가를 고민할 시점이 됐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