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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네" kt 조범현 감독이 타격 연습을 외면한 까닭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4-08 21:24 | 최종수정 2015-04-09 05:59


"참…안타까워서 더 못보겠다."


KT위즈와 SK와이번스의 2015 프로야구 경기가 8일 인천구장에서 열렸다. KT 조범현 감독이 경기 중 작전지시를 하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4.08/
막내구단 kt 위즈 조범현 감독은 인내심이 강한 지도자다. 한번 믿은 선수는 끝까지 기회를 준다. 이런 성향은 이제 막 1군 무대에 데뷔한 kt에 꼭 필요한 리더십이다. 사실 객관적인 전력이 다른 팀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시행 착오를 많이 겪어야 한다. 상처가 아물고 굳은 살로 변하는 과정을 겪어야 강해질 수 있다. 이럴 때는 뚝심이 강한 지도자가 소신을 가지고 버텨줘야 한다. 그래야 그 '우산' 아래서 선수들이 좀더 힘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뚝심이 강한 조 감독이라고 해도 인간적으로 아쉽고 속이 상할 때가 있다. 8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조 감독이 그랬다. 표정에는 예의 그 사람좋은 미소를 달고 있었지만,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팀이 개막 후 최다인 8연패에 빠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하지만 그와는 별도로 조 감독의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경기 외적인 부분이다. 8연패를 하는 과정에서 막내구단 kt가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는다고 느낀 것. 조 감독은 "전날 스트라이크존 판정에 대해 우리 투수들이 무척 아쉬워했다. 선수에 따라 존이 바뀌어서 힘들다는 얘기다. 일부러 그러지야 않겠지만, 조금 더 일관성이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외부 요인보다 조 감독이 더 아쉬워 한 건 타선의 침묵이었다. 특히 한 방을 쳐줘야할 타자들이 지나치게 크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스윙을 하는 점에 대해 무척이나 안타까워했다. 때마침 배팅케이지에서는 김동명이 타격 연습을 하고 있었다. 호쾌하게 방망이를 돌렸는데, 타구의 질은 좋지 않았다.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별로 없고, 대부분 파울성으로 높게 뜨기만 했다.

조 감독은 그런 모습을 물끄러미 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잡아줬는데도, 또 저렇게 돌린다. 2군에서야 통할 지 몰라도, 저런 폼으로는 1군 투수들의 빠른 공이나 떨어지는 변화구를 어떻게 치겠나. 기본으로 140㎞ 중반은 나오는데…"

조 감독은 너무 빨리 어깨와 상체가 열리며 과도하게 힘을 쓰는 김동명의 타격 폼을 교정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여전히 오류가 반복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김사연이나 김상현 등에게서도 똑같이 발견되고 있다. 이로 인해 투수들의 유인구에 쉽게 당하는 것이다. 조 감독은 "서건창을 봐라. 간결하게 바로 배트가 나오면서 임팩트를 정확히 주지 않나. 그런 효과적인 스윙이 아니고서는 1군에서 버티기 어렵다"면서 "그런 점을 깨달아야 하는데, 아무리 가르쳐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결국 조 감독은 자리를 떴다. "안타까워서 더 못보겠다"는 말을 남긴 채…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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