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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넥센 선발진, '포피치' 한현희가 필요하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5-04-06 11:48


타선이 살아나니, 이번엔 마운드가 문제다. 믿었던 선발 한현희에게 반전이 필요하다.

넥센은 4일과 5일 목동 SK 와이번스전에서 이틀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헌납하며 대패했다. 두 경기 모두 선발이 일찌감치 무너지면서 제대로 손도 써보지 못했다. 팀 평균자책점은 6,59로 신생팀 kt 위즈(6.34)보다도 높다. 꼴찌다.


29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릴 2015 프로야구 한화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넥센 선발투수 한현희가 한화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3.29.
2연패가 중요한 게 아니다. 믿었던 3,4선발이 무너진 게 크다. 4일 경기에 선발등판한 한현희는 4이닝 6실점, 5일에는 문성현이 3⅓이닝 8실점(7자책)으로 무너졌다. 지난해 실패가 또다시 반복될 조짐이 보인다.

넥센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했지만, 선발진은 기대치를 한참 밑돌았다. 에이스 밴헤켄과 대체 외국인 선수 소사가 20승과 10승을 올렸지만, 나머지 선발투수들의 역할은 미미했다.

토종 최다승은 문성현의 9승. 당초 3,4선발로 기대를 모았던 오재영과 문성현은 시즌 중반 2군으로 내려가 아예 스프링캠프를 다시 한 번 치르고 올라왔다. 문성현은 정규시즌 후반기, 오재영은 포스트시즌 때 큰 역할을 했으나, 풀타임 선발로서는 여전히 기준치를 밑돌았다.

넥센은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5.25로 한가운데인 5위에 자리했다. 사실 조상우-한현희-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앞선 경기를 지켰기에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뒷문도 약해졌다. 셋업맨으로 2년 연속 홀드왕을 차지한 한현희가 선발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선발과 불펜 모두 '윈-윈'하기 위한 전략이었는데 아직까지는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한현희에게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고 했다. 한현희는 개막 후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중이다. 오히려 첫 경기보다 두 번째 경기에서 더 좋지 않았다. 염 감독은 "현희가 어제 어려움이 닥쳤을 때 직구와 슬라이더, 투피치로 가더라. 중간에 있을 때는 그래도 됐지만, 이젠 맞더라도 다른 구종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23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가와 구장에서 넥센 히어로즈의 훈련이 열렸다. 넥센 염경엽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오키나와(일본)=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2.23.

한현희는 투피치로도 최고의 중간계투로 자리했다. 전력을 다해 ?은 이닝을 던지는 불펜에서는 강한 직구에 확실한 변화구 하나만 있어도 됐다. 하지만 긴 이닝을 끌어가야 하는 선발은 다르다.

염 감독은 한현희에게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주고자 선발로 전환을 시켰다. 그는 "현희가 그동안 승승장구했지만, 그래프상 떨어질 때가 왔다. 고전할 수 있는 상황에서 바뀔 필요가 있었다. 만약 불펜에 그대로 있었다면, 싱커와 체인지업을 연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발 전환이라는 터닝포인트를 통해 새로운 구종 2개를 장착하면서 본인을 업그레이드시키길 바란 것이다. 하지만 염 감독은 한현희가 타이트한 상황에서 또다시 투피치로 돌아간 데 대해 아쉬워했다. 상대는 직구와 슬라이더만을 계산하게 돼 파울로 커트하는 일이 많아지고, 결국 볼넷이 많아졌다.

실제 한현희는 이날 93개의 공 중 직구 46개, 슬라이더 34개를 던졌다. 직구와 슬라이더의 비율이 86%에 이르렀다. 하지만 불펜에서 전력투구할 때와 달리, 선발로 던질 때 상대의 배트에 맞는 공이 많아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염 감독은 올 시즌 마운드 재건에 사활을 걸었다. "투수만 놓고 보면 실패한 감독"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선발진 재건은 팀의 숙원이다. "투수는 불리한 카운트에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거나, 맞혀 잡는 구종이 있어야 한다", "맞더라도 4가지의 구종을 써야 한다"는 염 감독의 말이 언제쯤 현실화될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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