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야구를 편하게 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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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13년을 마치고 FA자격을 얻어 한화에 입단한 뒤 한 동안 힘든 시기가 있었다. 어깨 부상과 수술 등으로 2014시즌 104경기 출전에 그친 것. 수비는 할 수 없었다. 지명타자로 나왔다. 그것이 또 이용규의 자존심을 긁었다. 때문에 이용규는 올해 명예회복을 노리고 이를 악물었다. 마침 김성근 감독이 새로 팀에 부임하면서 더 의욕을 불태웠다.
그런데 막상 실제로 만난 김 감독은 이용규가 생각하던 것 이상으로 강하게 선수들을 훈련시켰다. 각오를 충분히 하고 들어왔음에도 힘겨운 시간이었다. 이용규는 "정말 죽을만큼 훈련했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생각을 하면 지금도 피곤이 몰려오는 듯 보였다.
김 감독의 좌우명이 바로 '일구이무(一球二無)'다. 두 번째는 없다는 생각으로 공 하나하나에 최선의 집중을 기울이라는 뜻이다. 이용규가 깨달은 '김성근 감독 야구'의 본질과 일맥상통한다. 이용규는 "감독님을 옆에서 보면 모든 것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으신다. 덕아웃에서도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신다. 매 순간을 승부의 일화이라고 보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몇 개월을 지내다보니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바뀌었다. 덕아웃에서도 공 하나하나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된다. 물론 그렇게 하는게 힘들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 그 동안은 야구를 좀 편하게 해온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자연스럽게 집중력과 오기가 커진 것. "훈련한 게 억울해서라도 올해는 무조건 잘할 거다."라는 이용규의 말에서 한화의 투지가 느껴진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