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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영구결번, 13번째 주인공은 누가될까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03-05 07:08 | 최종수정 2015-03-05 07:08


2005년 9월 15일 대전 KIA전에서 은퇴경기를 치른 한화 장종훈. 이날 장종훈의 등번호 35번이 영구결번됐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의 홈구장인 대전구장에 들어서면 관중석 한쪽에 걸린 '35번'과 '21번', '23번'이 눈에 들어온다. 한화의 '영원한 홈런왕' 장종훈과 '최다승 투수' 송진우 '에이스' 정민철이 선수 시절에 사용했던 등번호다. '명예의전당'이 없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영구결번은 최고의 영예다. 압도적인 성적, 소속팀에 대한 헌신이 없다면 불가능한 게 영구결번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뉴욕 양키스는 최근 버니 윌리엄스(47)의 '51번'과 포수 호르헤 포사다(44)의 '20번', 좌완 투수 앤디 페티트(43)의 '46번'을 영구결번했다. 윌리엄스는 통산 2336안타를 때렸고, 포사다는 뉴욕 양키스의 6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두 선수 모두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만 뛰다가 은퇴해 '영원한 양키스맨'으로 남았다. 통산 256승을 거둔 페티트는 뉴욕 양키스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다가 잠시 팀을 떠났지만 복귀해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은퇴했다.

오릭스 블루웨이브와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51번'을 사용했던 스즈키 이치로는 뉴욕 양키스에서 이 번호를 사용할 수 없었다. 양키스 구단이 윌리엄스의 '51번'을 영구결번에 앞서 비워놓고 있었다. 윌리엄스는 5월 24일, 포사다는 8월 22일 양키스 팬들 앞에서 영구결번 세리머리가 예정돼 있다.

이로써 뉴욕 양키스의 '레전드' 21명의 등번호 20개가 봉인됐다. 조니 벤치와 함께 역대 최고의 포수로 꼽히는 요기 베라(1946~1963년)와 빌 디키(1928~1946년)는 시차를 두고 모두 '8번'을 사용했는데, 1972년 동시에 영구결번됐다.

메이저리그 최초의 영구결번은 루 게릭의 '4번'이다. 뉴욕 양키스의 간판타자였던 루 게릭은 근위축성측색경화증, 즉 '루 게릭병' 진단을 받은 후 1939년 선수 은퇴해 1941년 세상을 떠났다. 1939년 7월 4일 등번호 '4번'이 영구결번됐다.


대전구장에 걸린 장종훈 송진우 정민철의 영구결번된 등번호.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월드시리즈 최다 우승팀답게 뉴욕 양키스가 영구결번 선수가 가장 많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12개의 번호를 영구결번해 뉴욕 양키스의 뒤를 잇고 있다.

지난해 은퇴한 유격수 데릭 지터의 '2번'도 영구결번될 예정인데, 이렇게 되면 뉴욕 양키스에서 한 자릿수 등번호를 달고 뛰는 현역 선수를 볼 수 없게 된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복수의 팀에서 영구결번의 영예를 누린 선수는 10명이다. 놀란 라이언은 LA 에인절스에서 '30번', 휴스턴 애스트로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34'이 영구결번됐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은 빅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이 다저스 시절 사용했던 등번호 '42번'을 영구결번했다. 1997년에 이런 결정을 했는데, 1997년 이전부터 쓰고 있던 선수는 예외로 했다. 뉴욕 양키스의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가 마지막으로 '42번'을 사용한 선수였다. 2013년 시즌 후 리베라의 등번호 '42번'은 로빈슨과 별개로 뉴욕 양키스의 영구결번이 됐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6명의 영구결번 선수를 냈고, 한신 타이거즈가 3명, 주니치 드래곤즈와 히로시마 카프가 각각 2명,
2012년 5월 26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이종범의 은퇴식. 이날 이종범의 등번호 7번이 영구결번됐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5.26/
세이부 라이온즈가 1명이다.

요미우리에서는 오 사다하루(왕정치)의 '1번'과 나가시마 시게오의 '3번', 구로사와 도시오의 '4번', 사와무라 에이지의 '14번', 가와카미 데쓰하루의 '16번', 가네다 마사이치의 '34번'을 단 선수를 볼 수 없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영구결번 선수는 12명이다. 두산 베어스 김영신의 '54번'(1986년), 박철순의 '21번'(2002년), KIA 타이거즈 선동열의 '18번'(1996년), 이종범의 '7번'(2012년), LG 트윈스 김용수의 '41번'(1999년), 삼성 라이온즈 이만수의 '22번'(2004년), 양준혁의 10번(2010년), 한화 장종훈의 '35번'(2005년), 송진우의 '21번', 정민철의 '23번'(이상 2009년), 롯데 자이언츠 최동원의 '11번'(2011년), SK 와이번스 박경완의 '26번'(2014년)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13번째 영구결번의 주인공은 누가될까.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유력해 보인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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