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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많은 선수 kt 김사연의 눈물 스토리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2-26 07:28


◇김사연  가고시마(일본)=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아직 안심할 수 없어요. 긴장 풀면 또 다칠 수 있으니까요."

막내 kt 위즈. 2015 시즌 처음으로 1군에 참가하는 팀인만큼 팬들에게 팀을 알릴 수 있는 새로운 스타가 필요하다. 이대형 김상현 등 걸출한 이름값을 가진 선수들도 많지만, 신생팀이기 때문에 뉴페이스의 등장도 필요하다. 야수 중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외야수 김사연.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3할7푼1리 23홈런 72타점 94득점 37도루를 기록했다. 타율, 홈런, 도루, 득점, 장타율 5관왕의 영광을 안았다. 아무리 퓨처스리그라지만 리그를 지배할 정도의 실력은 그냥 나온게 아니다. 기본적으로 탄탄한 하체에서 나오는 힘과 스피드가 발군이다. 조범현 감독은 이미 김사연을 이대형과 함께 외야 테이블세터로 활용할 계획임을 드러냈다.

지금은 이렇게 큰 기대를 받는 선수가 됐지만 사실 김사연의 야구 인생은 이름처럼 사연이 매우 많았다. 역경을 이겨냈다. 2차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가고시마에서 만난 감사연은 "고등학교(세광고)를 졸업하면서부터 시작이었다.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2007년 신고선수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다. 계속 2군에만 있다가 한대화 감독님이 오신 2010년 기회가 왔다"고 했다. 한 전 감독이 김사연의 재능을 알아보고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기회를 줬고, 시범경기 엔트리에도 살아남아 1군 진입 가능성을 밝혔다. 하지만 배팅 훈련 도중 손바닥 골절상을 당하고 말았다. 재활로 어떻게든 버텨보려 했지만 뼈는 붙지 않았고 수술을 했다. 육군 현역병으로 입대를 했고, 상병 진급을 했을 때 한화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김사연은 "야구를 포기해야 하나 싶었다. 집에서도 동의했다. 너무 힘들게 야구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꾸로 내가 가족들을 설득했다. 3년 열심히 해보고 안되면 그만두자고 했다"고 돌이켰다. 그렇게 2013년 넥센 히어로즈에 신고선수로 입단했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사연은 "이제 올해가 약속했던 3년의 마지막해다. 올해 무조건 잘해야 한다"라며 쑥쓰럽게 웃었다.

누가 봐도 1군 엔트리에 살아남을 것이고, 개막전 주전 우익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본인은 긴장의 끈을 풀 수 없다. 김사연은 "2010년이 자꾸 떠오른다. 진짜 시작할 때까지는 시작한 게 아니다. 긴장을 늦추면 또 부상이 올 수도 있다. 힘들지만 이 악물고 열심히 뛰고 있다"라고 했다.

아무래도 1군 경험이 전무하다보니 김사연은 팬들에게 생소한 선수다. 빠른 스피드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펀치력을 갖춘 유형의 선수다. 어떤 선수와 흡사하냐고 물으니 "나는 그런 것 없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김사연은 "롤모델 같은 것은 두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스타일을 따라가기보다 내 스타일의 야구를 하고 싶다. 나는 타석에서 매우 공격적이다. 볼카운트가 불리해지면 스스로 쫓기는 스타일이다. 차라리 내가 유리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하는게 좋다. 수비는 지난해부터 외야로 나서고 있는데 2010 시즌을 준비할 때도 외야수로 준비한 경험이 있어 큰 부담은 없다. 물론, 많이 어렵기는 하지만 말이다"라고 밝혔다.

김사연은 "1군 기록은 없는 선수지만 지난해 퓨처스리그 기록 때문에 상대팀들도 나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열심히 해보겠다. 팬들께서 '김사연이라는 선수는 정말 열심히 하는구나'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 내 강점은 파이팅 넘치고 성실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고시마(일본)=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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