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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 구위에 놀란 김성근 감독, "순간, 김광현이 보였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1-19 09:15


한화 이글스가 17일 일본 고치 시영구장에서 2015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선수들이 런닝훈련을 하고 있다.
한화는 2015 전지훈련을 3월 3일까지 48일 동안 일본 고치와 오키나와에서 실시한다. 김성근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23명과 주장 김태균을 포함해 선수 58명, 총 81명의 한화 이글스 선수단은 고치 시영구장과 동부구장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 후 2월15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고친다 구장에서 3월3일까지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고치(일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1.17/

"한창 좋을때의 김광현을 보는 것 같았어."

흙에 묻혔던 진주들이 서서히 더께를 벗어내고 있다. 다듬을수록 광채가 난다. 한화 이글스를 어떻게 개막전까지 강하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에 빠졌던 김성근(73) 감독의 얼굴에도 조금씩 미소가 배어나왔다. "너무 힘들어서 스트레스를 받다가도 이런 모습을 보면 기쁘고, 재미가 있어. 이게 바로 훈련의 묘미가 아닌가 싶어." 선수들의 발전은 김 감독에게는 스트레스를 날리는 묘약이다.

여러 선수들이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번 캠프에서 김 감독은 야수 파트는 코칭스태프에게 일임하겠다는 선언을 공개적으로 한 바 있다. 투수 조련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캠프 첫날(15일)부터 투수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지도한 결과 몇몇 선수들에게서 만족스러운 모습을 찾았다. 특히 FA로 영입한 좌완투수 권 혁의 투구에서 김 감독은 꽤 흥미로운 경험을 했다. SK 와이번스 감독 시절의 애제자로, 김 감독이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투수로 키워낸 김광현의 투구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은 것.


한화 이글스가 17일 일본 고치 시영구장에서 2015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권혁이 수비훈련을 위해 마운드를 고르고 있다.
한화는 2015 전지훈련을 3월 3일까지 48일 동안 일본 고치와 오키나와에서 실시한다. 김성근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23명과 주장 김태균을 포함해 선수 58명, 총 81명의 한화 이글스 선수단은 고치 시영구장과 동부구장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 후 2월15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고친다 구장에서 3월3일까지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고치(일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1.17/
권 혁은 캠프 도착 이틀 째인 지난 16일에 약 80개 정도의 불펜 피칭을 했다. 이미 몸은 12월 사이판에서의 개인훈련을 통해 충분히 다져놓은 상태. 그래서 김 감독이 원하는 대로 힘껏 많은 공을 던질 수 있었다. 일단 여기서부터 합격점이었다.

그런데 이 투구를 지켜보던 김 감독은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아직 100%의 몸상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간간히 놀랄만큼 위력적이 공을 뿌렸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저런 공이면 150㎞까지도 나올 듯 싶었다. 그걸 보며 광현이가 생각났다. 입단 후 막강한 공을 던질 때의 김광현을 보는 듯했다"고 말했다.

대단한 극찬이다. 김성근 감독에게 김광현이란 '최고의 좌완투수'와 같은 개념이다. 직접 키워내기도 했거니와 부상 이전의 한창 좋을 때의 직구는 국내 투수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구위였다고 평가하기 때문. 그런 김광현이 떠오른다고 했으니 권 혁의 구위가 얼마나 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알 수 있다.

김 감독은 이미 오래전부터 권 혁의 가치에 주목한 바 있다. 지난 12월초, 대전에서 치른 한화의 'FA 3인방(배영수 송은범 권 혁) 입단식' 때부터 이런 분위기가 감지됐다. 김 감독은 당시 권 혁에 대해 "마무리감으로도 생각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종 한 가지 정도는 더 추가해야 한다"며 매우 디테일한 운용 계획과 숙제를 내준 바 있다.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친정팀 삼성을 떠나 한화와 4년 총액 32억원에 계약한 권 혁은 자신에 대한 김 감독의 이러한 구체적인 운용계획을 듣고 더욱 큰 동기를 부여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프로 입단(2002년) 이후 가장 바쁘고 분주한 12월을 보냈다. 최적의 몸상태로 한화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그 노력이 김 감독의 감탄으로 이어진 것이다. 김 감독은 "이제 얼마나 아프지 않고 던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참 기대가 많이되는 선수"라며 권 혁이 끝까지 분발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의 페이스가 계속 유지된다면 권 혁은 분명 한화 불펜의 큰 기둥이 될 듯 하다.


고치(일본 고치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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