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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PIT의 이유 있는 투자 '보험 혹은 복권'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5-01-13 11:28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통 큰 투자', 이제 강정호가 스스로 가치를 입증해야만 한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com은 소식통을 인용해 13일(이하 한국시각) '피츠버그가 강정호와 4년간 약 1600만달러(약 173억5000만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5년째엔 옵션이 걸려 있는 조건이다.


2014 프로야구 넥센히어로즈와 LG트윈스의 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가 3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7회초 1사 1루 강정호가 좌월 투런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10.31/
강정호는 피츠버그의 초청으로 14일 오전 출국한다. 현지에서 구단 관계자들과 상견례를 하고, 15일과 16일 이틀간 메디컬 체크에 응할 예정이다.

미국 현지에서도 ESPN만이 강정호의 계약 사실을 전했다. 나머지 매체들은 ESPN의 보도를 인용하고 있다. 피츠버그는 여전히 강정호의 계약 규모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강정호의 에이전트인 앨런 네로 혹은 피츠버그 구단 내 소식통에서 '4+1년 1600만달러'라는 숫자가 나온 것이다.

현재까지 강정호와 피츠버그의 계약은 인센티브가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고, 또 다른 장기계약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계약규모가 점차 확대되는 구조일 것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도 통한다는 걸 보여줘야만 한다.

스몰마켓인 피츠버그가 이러한 금액을 투자했다는 건 강정호의 가능성에 투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개 포스팅 비용과 계약 규모가 비례하는 것을 봤을 때, 500만2015달러(약 54억원)을 입찰한 피츠버그가 강정호에게 4년 1600만달러를 안긴 것은 놀랍기만 하다.

강정호는 이제 피츠버그 내야에서 경쟁을 펼치게 된다. 이미 피츠버그는 내야가 꽉 찬 상황이다. 페드로 알바레즈(1루수) 닐 워커(2루수) 조디 머서(유격수) 조시 해리슨(3루수)로 구성된 내야는 공수에 걸쳐 탄탄하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내야진을 이끄는 3총사. 왼쪽부터 조시 해리슨, 닐 워커, 조디 머서. ⓒAFPBBNews = News1
현실적으로 강정호의 출발지는 벤치다. 벤치멤버로 출발해 적응을 시작하고, 그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킨다면 주전 자리를 얻게 될 것이다. 피츠버그 태생으로 장기계약을 기다리고 있는 워커의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피츠버그는 워커의 거취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팬들을 감안하면 고향팀에서 프랜차이즈스타로 떠오른 워커를 내치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나날이 치솟는 몸값을 생각하면 그를 하루 빨리 처분해야 한다. 올해 575만달러를 받은 워커는 당장 올해 연봉조정을 통해 860만달러 가량의 연봉을 원하고 있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성장세를 지켜보면서 워커의 활용법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워커 외에 알바레즈 등 다른 선수의 트레이드도 가능하다. 강정호는 피츠버그로서는 '보험'이자 '복권'이다. 모든 건 강정호의 활약 여부에 달려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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