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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양상문 감독의 이색선언과 당부 메시지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5-01-06 14:23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신년 하례식 인사말을 직접 준비했다. 구단 홍보팀에서 초안 작성을 제안했지만 양상문 감독이 거부했다. 자신이 직접 선수들에게 던질 메시지를 준비했다.

LG 트윈스는 5일 잠실구장에서 2015년 신년 하례식을 가졌다. 선수단 전원이 유광 점퍼를 입고 새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LG 트윈스가 2015년 신년 하례식을 가졌다. 5일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LG 트윈스 신년 하례식에서 양상문 감독이 신년인사를 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1.05/
양상문 감독이 던진 메시지

양상문 감독은 귀에 쏙쏙 들어오는 말투로 선수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먼저 코칭스태프를 대표해서 한 가지를 약속했다. "술자리를 가지지 않겠다." 2015시즌 중에는 코칭스태프가 술에 취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는 "반주까지는 조금 할 수 있다. 하지만 취하기 위해 술을 마시는 건 없을 것이다. 술을 마신 흔적을 다음날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에게 보이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선언했다. 양 감독은 하례식 이후 별도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폭탄 발언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위해 지나친 밤문화를 자제하는 게 좋다. 그걸 요구하기 위해선 우리 코칭스태프가 먼저 맨정신으로 야구장에 나와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양상문 감독은 야수와 투수들에게 한 가지씩을 주문했다. 야수들에게는 "무사 또는 1사 주자 3루에선 100% 득점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 꼭 안타가 아니더라도 주자를 불러들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LG의 2014시즌 주자 3루시 득점권 타율은 2할7푼6리로 9개팀 중 7위였다. 또 타율 3할에 너무 목매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 투수들에게는 "결과는 상관없이 공에 혼을 실어달라. 혼을 싣지 않는 투수는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공 하나 하나에 최선을 다해 던져라는 것이다.


LG 트윈스가 2015년 신년 하례식을 가졌다. 5일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LG 트윈스 신년 하례식에서 이진영이 코칭스탭과 인사를 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1.05/
주장 이진영의 화답

'국민 우익수' 이진영은 LG의 캡틴이다. 지난 2014년 첫 주장을 맡았다. 지난 2014시즌 초반 꼴찌로 떨어졌다가 치고 올라가 극적으로 4위, '가을야구'를 했다. 이진영은 올해로 주장 2년차다.


그는 하례식을 마치고 가진 인터뷰에서 "2년차라고 다를 건 없다. 주장은 선수들의 리더다. 군림하지 않고 같이 가는 것이다. LG는 팬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 인기 구단이라 주장의 역할이 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양 감독의 코칭스태프 술자리 금지 발언에 대해 "나는 우리 선수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라고 받아들였다. 시즌 중 음주는 잘못 된 거라고 본다. 숙취 상태로 그라운드에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따로 가진 선수단 미팅에서 지난해 부족했던 걸 반성했다고 말했다. 이진영은 "우리는 우승을 위해 피나는 훈련을 할 것이다. 항상 똑같이 올해도 목표는 우승이다. 다른 팀들도 보강을 많이 했다. 그런 만큼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LG 트윈스가 2015년 신년 하례식을 가졌다. 5일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LG 트윈스 신년 하례식에서 LG 트윈스 남상건 사장이 신년인사를 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1.05/
사장의 세가지 당부

남상건 LG 스포츠 사장은 선수들에게 세가지를 당부했다. 첫째는 사전 준비다. 지난 시즌 같은 초반 어려움을 반복하지 말자고 했다. 면밀히 준비해서 철저하게 대비하자는 것이다.

둘째는 강한 체력과 정신력이다. 경기수가 지난해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늘었다. 수준 높은 경기력을 위해서 강한 체력과 정신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새롭게 문을 연 경기도 이천 챔피언스 파크의 활용도를 높이자는 것이다. 자생력을 스스로 길러 승리의 동력을 확보하자고 했다.

남상건 사장은 "우수한 성적을 계속 내서 명실상부한 명문구단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자. 경쟁팀들이 두려워하면서도 배우고 싶은 구단을 만들자"고 말했다. 신년사에서 '우승'이란 단어를 단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선수단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배려라고 판단된다. 대신 '일등 LG'를 달성하자고 했다.


잠실=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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