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획기적인 사건 중 하나는 비디오판독(심판합의판정)의 도입이었다. 중계방송사의 화면에 의존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발달된 중계 카메라의 도움으로 많은 오심이 바로 잡혔다. 올스타브레이크 이후부터 시작된 비디오판독은 총 115차례 시행돼 이 중 47번이 오심으로 인정돼 번복됐다. 번복률이 40.8%였다.
감독들은 비디오판독에 대해 대체로 만족감을 보이면서도 실패여부와 상관없이 두번의 기회를 보장해 주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두번의 기회를 모두 보장해줄 경우 남용될 수 있는 점을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한경기에 총 4번의 비디오판독을 할 경우 경기 시간도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는 것도 주저하게 한다.
하지만 두번의 기회를 보장하는게 경기시간을 크게 지연시키지 않을 수도 있다. 비디오판독은 곧바로 이뤄진다. 오히려 심판에게 항의하는 것이 경기시간을 더 늘리기도 한다. 게다가 비디오판독을 하지 않아 중계화면으로 오심인 것이 확인 됐을 때 선수단이나 심판, 관중 모두 찜찜함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번의 기회를 주지 않아 찜찜하게 논란만 낳는 것보다는 신속하게 오심여부를 판정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비디오판독이 오심을 줄이자는 취지로 시행된다는 점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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