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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매우 작지만 시리즈향방을 바꾼 경험의 차이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4-11-11 11:55


작은 차이가 승부를 가른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런 작은 차이로 졌을 때의 충격은 더욱 크다.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에서 2위 팀으로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넥센은 충분히 삼성을 압도했다. 5경기서 2승3패를 하는 동안 3차전과 5차전은 승리를 눈앞에 두고 끝내 잡지 못하고 삼성에 내줬다.

정말 작은 차이였다. 보통 땐 잘 나오지 않는 미스플레이가 나왔고 그것이 결국 동점과 역전이 됐다.

3차전을 보자. 넥센이 1-0으로 앞서던 8회초 2사 1루서 삼성 이승엽이 평범한 플라이를 쳤다. 야구장에 있었던 모두가 '8회가 끝났다'라고 생각할 무렵. 중견수 이택근이 한참을 앞으로 달려오고 있었고 2루수 서건창 역시 뛰어갔고 결국 공은 둘의 글러브가 아닌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그사이 1루 대주자 박해민은 홈을 밟았다. 낙구지점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던 유격수 강정호는 타구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중견수가 잡을 것으로 생각했는지 2루쪽으로 천천히 이동을 했었다. 강정호가 제대로 타구를 보고 낙구지점으로 이동했다면 여유있는 유격수 플라이가 됐을 타구였다.

이때 중요한 것은 박해민의 전력질주였다. 보통 그러한 플라이가 나오면 주자는 형식적으로 천천히 뛴다. 하지만 박해민은 타구가 뜨자 성큼성큼 뛰었고 그 결과 홈까지 내달릴 수 있었다. 작은 플레이지만 결코 허투루 하지 않은 삼성의 집중력이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5차전 역시 실책이 화근이 됐다. 넥센이 1-0으로 이기고 있었고 8회말 무사 만루의 위기를 넘기며 분위기는 넥센의 승리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데 9회말 1사후 1번 나바로의 평범한 유격수앞 땅볼을 강정호가 제대로 잡지못하는 실책이 나왔다. 강정호가 바운드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 타구가 글러브의 손바닥 부분을 맞고뒤로 흘렀다. 나바로만 잡았다면 2번 박한이로 끝낼 수 있었지만 결국 채태인까지 연결됐고 채태인의 안타로 2사 1,3루가 됐다. 그리고 삼성 타자 중 나바로와 함께 가장 타격감이 좋은 최형우가 끝내기 우익선상 2루타로 경기가 뒤집히며 끝났다.

초반엔 선수들의 집중력이 좋지만 막판엔 아무래도 체력적인 문제 등으로 집중력이 떨어진다. 그 집중력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 역시 큰 경기를 많이 치러본 경험의 차이다. 넥센은 올시즌 59개의 실책만 기록해 9개 구단중 가장 적은 실책수를 자랑했다. 삼성 역시 67개로 세번째로 적은 실책수를 기록. 한국시리즈서 삼성은 1개의 실책만 했지만 넥센은 3개의 실책을 했다.

삼성은 상대의 빈틈을 파고드는 끈질긴 승부욕을 보였다. 지난해 1승3패의 위기에서도 역전 우승을 이뤄낸 경험이 경기에서도 묻어났다. 많은 경험에서 나온 끝까지 잃지 않는 집중력과 기본. 매우 작은 차이지만 그것이 시리즈 향방을 바꿔놓고 있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과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9회말 1사서 넥센 강정호가 나바로의 타구를 놓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sun.com / 201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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