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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의 선택은 안정적인 변화와 원활한 소통이었다.
SK는 21일 3년 계약이 끝난 이만수 감독의 후임으로 김용희 육성총괄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계약기간 2년,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액 9억원의 조건이다. 김 신임 감독은 이미 올시즌 막판부터 구단과 그룹에서 유력한 감독 후보로 하마평에 올랐고, SK가 그리는 시스템 야구의 운영자로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결국 지휘봉을 잡게 됐다.
이제 SK는 2015~2016년 김용희 감독 체제로 새로운 도약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실 김 감독은 사령탑으로서 전혀 낯선 인물이 아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멤버였던 김 감독은 1989년 플레잉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1994~1998년까지 롯데 자이언츠 감독을 맡았고, 2000년에는 삼성 라이온즈 지휘봉을 잡은 바 있다. 감독 경력만 따지면 6시즌이나 지휘봉을 잡았다. 5년 만의 현장 그라운드에 복귀하는 셈이다. 중요한 것은 현장을 떠나 있을 때도 방송 해설을 하면서 꾸준히 지휘 감각을 이어왔다는 점이다.
SK 민경삼 단장은 김 감독 선임 배경에 대해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이유는 시스템을 운영하는데 있어 부족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감독님은 SK 구단의 아이덴티티를 살리고 운영을 잘 할 수 있는 분이다. 그동안 2군 감독과 육성총괄을 맡으시면서 준비를 잘 해오셨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 단장은 "감독이라는 자리를 10년 이상 떠나 있었지만, 그동안 해설도 하시면서 꾸준히 야구 현장을 지켜봐 오셨다. SK에 오신 뒤로도 3년 넘게 현장을 꾸준히 지켜보셨다. 감독 자리를 떠나있었지만, 그게 문제가 될 이유는 없다"며 "구단에서 원하는 미션을 잘 이행하고, 유망주 교육에도 힘을 쓰실 것이다. 김 감독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결국 구단과 의사소통이 잘 되고 선수단 내부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게 선임의 배경이라는 이야기다. 김 감독은 SK에 합류하기 이전에도 온화한 성품과 원활한 의사소통, 선수단을 부드럽게 이끄는 리더십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3년전 SK가 김 감독을 2군 사령탑으로 영입했을 때도 이같은 점이 크게 작용했고, 그룹에서도 좋은 평점을 내리고 있던 터였다.
SK는 비로소 구단이 원하는 인물을 선택하게 된 셈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