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나이는 반드시 운다!'
드디어 이대호와 오승환의 투타 대결이 일본 최고의 무대에서도 펼쳐지게 됐다.
이미 오승환이 속해 있는 한신이 18일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 4차전에서 요미우리를 8대4로 꺾으며 재팬시리즈에 이미 선착한 가운데 소프트뱅크가 상대팀으로 결정되면서 두 선수의 대결이 마침내 성사된 것이다.
오승환은 일본 진출 첫 해, 그리고 이대호는 오릭스에서 소프트뱅크 이적 첫 해에 재팬시리즈 진출을 일궈내면서 이미 성공시대를 열었다. 오승환은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삼성 소속으로 한국시리즈에 숱하게 서봤지만 이대호는 소속팀 롯데의 부진으로 최고의 무대에 나서지 못하다 일본에서 드디어 꿈을 이룬 것이다. 두 선수 모두 이번 포스트시즌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에, 7전 4선승제의 재팬시리즈에서의 활약도 기대된다.
오승환은 특히 요미우리와의 파이널스테이지에서 '끝판왕'으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1차전과 2차전에서 모두 9회에 나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세이브를 기록했고, 4-2로 앞선 3차전에선 8회 2사 1,2루의 위기에서 등판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끝냈다. 4차전에선 8-2로 앞선 가운데 나와 솔로포 2개를 맞긴 했지만 이후 역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팀이 클라이맥스시리즈에서 치른 6경기에 모두 나와 8⅓이닝동안 2자책, 평균자책점 2.16을 기록했다. 이기고 있거나 비기고 있어도 혹은 크게 앞서고 있어도 오승환은 반드시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오를 정도로 팀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파이널스테이지 MVP로 뽑힌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였다.
이대호 역시 중심타자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대호는 니혼햄과의 파이널스테이지 6차전에서 모두 출루에 성공했고, 타율은 무려 4할(20타수 8안타)에 4타점을 기록했다. 주전으로 경기에 끝까지 나선 선수 가운데선 단연 팀내 1위다. 또 6차전 가운데 무안타 경기는 4차전(2타수 무안타) 1경기에 그치고 있다.
가장 중요했던 이날 6차전에서도 2회 첫 타석에서 중전 안타를 날린데 이어 4회 두번째 타석에선 사구를 맞고 골라나가며 무사 1,2루의 찬스를 이어나가게 했다. 6회엔 좌익수 플라이에 그쳤지만 3-0으로 앞선 8회 마지막 타석에선 1사 3루에서 우전 2루타를 날리며 팀의 승리를 사실상 결정짓는 쐐기 타점을 날렸다.
두 선수는 일본 무대에서 교류전 때 딱 1번 만났다. 지난 5월24일 두 팀의 교류전 2차전 때 오승환은 4-3으로 앞선 9회에 등판, 이대호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이후 다른 타자들을 모두 잡아내며 세이브를 올린 적이 있다.
어쨌든 소속팀을 일본 정상에 올리기 위해서 두 선수는 결코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 소프트뱅크(전신인 난카이, 다이에 포함)는 역대 6번째, 한신은 역대 2번째 재팬시리즈 정상을 노리고 있다. 이들의 어깨와 배트에 팀의 운명이 달려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