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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겪고나니까, 아무 부담이 없네요."
그렇다면 LG 선수들이 이렇게 부담감없이 준플레이오프에 임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결국은 시즌 막판까지 치열하게 이어진 '4위 싸움'의 영향이라고 봐야한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10월에 재개된 페넌트레이스에서 LG는 SK 와이번스와 초박빙 4위 싸움을 했다. 결국은 시즌 최종전에서야 LG가 4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이 초박빙 레이스는 LG 선수들에게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을 줬다. 사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전까지만 해도 LG의 4위가 무난해보였다. 그러나 SK의 엄청난 추격전이 전개되면서 상대적으로 LG가 '쫓기는 마음'을 가질 수 밖에 없던 것.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지옥의 레이스'는 오히려 LG에 보약이 되고 있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부담감을 결국에는 이겨낸 채로 포스트시즌에 올랐기 때문에 선수들의 자신감이 한층 단단해진 것이다. "설마 그때보다 힘들기야 하겠어?"라는 마음가짐이 LG 선수단에 형성돼 있다.
마치 '예방주사 효과'를 떠올리게 한다. 몸 속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따끔한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 또 약간의 열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걸 겪고나면 건강한 면역력이 생기는 원리다. '10월 지옥의 10경기'는 결과적으로 LG에는 훌륭한 '포스트시즌 예방주사'였던 셈이다.
창원=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