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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자신만만 LG, '마지막 10경기'가 보약이었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4-10-20 09:03


19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NC다이노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LG가 NC에 13대 4로 대승을 거두며 1차전을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LG 선수들.
창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10.19

"그걸 겪고나니까, 아무 부담이 없네요."

야구는 심리전이다. 오죽하면 '멘탈 게임'이라고 할까. 특히나 한 순간에 운명이 갈릴 수 있는 단기전 승부에서는 선수단의 심리 상태가 팀 전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신감과 여유를 갖는 팀이 훨씬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 1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 LG 트윈스 선수단이 바로 그랬다.

이날 LG 선수들은 포스트시즌에 대한 부담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 듯 했다. 마치 정규시즌 연승가도를 달릴 때처럼 움직였다. 실제로 몇몇 선수들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포스트시즌이라는 부담감이 별로 없다. 작년과는 또 다르다. 그냥 마음이 편안하다"는 말을 했다. 그런 평상심은 결국 경기력으로 이어졌고, LG는 1차전에서 13대4로 대승을 거뒀다.

그렇다면 LG 선수들이 이렇게 부담감없이 준플레이오프에 임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결국은 시즌 막판까지 치열하게 이어진 '4위 싸움'의 영향이라고 봐야한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10월에 재개된 페넌트레이스에서 LG는 SK 와이번스와 초박빙 4위 싸움을 했다. 결국은 시즌 최종전에서야 LG가 4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이 초박빙 레이스는 LG 선수들에게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을 줬다. 사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전까지만 해도 LG의 4위가 무난해보였다. 그러나 SK의 엄청난 추격전이 전개되면서 상대적으로 LG가 '쫓기는 마음'을 가질 수 밖에 없던 것.

10월에 LG가 치른 10경기는 말 그대로 '지옥의 레이스'였던 것이다. 특히 이 가운데 15일 삼성 라이온즈전(3대5 패)과 17일 롯데 자이언츠전(5대8 패)은 '패배감의 절정'을 맛보게 한 경기들이었다. 이 두 번의 패배 때문에 LG는 4위를 놓칠 수도 있었다. 경기 자체도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LG 선수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그 두 경기는 지금도 생각조차 하기 싫다. 올해 최악의 좌절감을 느끼게 한 경기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지옥의 레이스'는 오히려 LG에 보약이 되고 있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부담감을 결국에는 이겨낸 채로 포스트시즌에 올랐기 때문에 선수들의 자신감이 한층 단단해진 것이다. "설마 그때보다 힘들기야 하겠어?"라는 마음가짐이 LG 선수단에 형성돼 있다.

마치 '예방주사 효과'를 떠올리게 한다. 몸 속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따끔한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 또 약간의 열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걸 겪고나면 건강한 면역력이 생기는 원리다. '10월 지옥의 10경기'는 결과적으로 LG에는 훌륭한 '포스트시즌 예방주사'였던 셈이다.


창원=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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