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혜택을 위한 '구단 안배'.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때부터 나온 논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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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게 대표팀 선발의 이유였다. 오재원도 마찬가지로 소속팀에서 2루수로 주로 뛰었지만, 대표팀 선발의 이유로 멀티 포지션이 나오자 모두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정작 전문 2루수가 없이 대표팀에서 주전 2루수로 나서야 하는 오재원이 멀티 플레이어란 이유로 뽑혔기 때문.
오재원은 이번 대회에서 수비 쪽에선 흠이 없었다. 하지만 공격력은 떨어졌다. 단 2안타. 조별예선 대만전에서 터뜨린 2점홈런, 그리고 결승전 마지막 타석의 중전안타가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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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4-3으로 리드를 잡은 8회말 2사 2,3루서 상대 세번째 투수 뤄지아런의 직구를 받아쳐 깔끔한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날렸다. 6-3, 금메달을 확정 짓는 한 방이었다.
수비만 잘해도 본전인 유격수 포지션. 김상수는 강정호의 백업 역할을 수행했다. 안정된 수비력으로 선발됐고, 몸상태가 좋지 않은 강정호를 대신해 경기 막판 투입돼 수비에 치중했다. 4타수 1안타 1볼넷 4득점, 평범했다.
포수 역시 논란의 포지션이었다. 올시즌 부진에 허덕이고 있던 롯데 자이언츠 포수 강민호를 '경험'을 이유로 선발했다. 강민호는 투수 리드나 수비에 있어서는 분명 자기 역할을 다했다. 하지만 5경기 내내 안타를 1개도 때려내지 못했다. 하위타선에서 강민호의 안타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은 남았다.
지명타자로 뽑힌 나지완은 1번 타자 민병헌 활용을 위해 지명타자가 손아섭으로 바뀌면서 벤치 멤버가 됐다. 예선 3경기에 대타로 나서 3타수 무안타 2볼넷 1득점. 존재감은 없었다.
마운드에선 LG 트윈스 유원상이나 한화 이글스 이태양 등이 구단 안배 차원의 선발로 논란이 있었다. 유원상은 약체인 홍콩, 태국과의 조별예선에 나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태양은 선발에서 밀렸으나, 중국과의 준결승에서 두번째 투수로 나서 4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돼 기대에 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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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시안게임 야구가 병역 혜택을 위한 대회라는 생각은 분명한 오판이 될 뻔했다. 준결승에서도 한 수 아래인 중국에게 5회초까지 2-2로 고전했고, 결승에서는 예선전의 승리에 취했는지 대만에게 7회까지 2-3으로 끌려갔다. 앞으로 아시안게임에서 야구를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생각을 달리 할 필요가 있다.
인천=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