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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안게임 한국 야구대표팀은 24일 B조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최대 난적으로 여겨졌던 대만을 가볍게 물리치고 2승째를 올렸다. 초반부터 타선이 불을 뿜었다. 그런데 이날 대만은 한국 대표팀이 예상했던 투수를 선발로 내지 않았다. 대만의 선발 원투펀치는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쟝샤오칭과 후즈웨이다. 또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천관위(요코하마 DeNA)도 이들과 비슷한 실력을 지니고 있어 대표팀의 분석 대상이었다.
왕야오린은 1회말 아웃카운트를 단 한 개도 잡지 못하고 5점을 준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루밍츠 감독이 왕야오린을 선발로 올린 이유가 한국 대표팀이 전혀 대비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면, 결과적으로 완전히 빗나간 용병술이나 다름없다. 투구 내용이 너무나도 형편없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4㎞에 머물렀고, 변화구 구사도 엉성해 보였다. 특히 공이 전체적으로 높았다. 피안타 4개 모두 가운데 또는 높은 코스로 몰려 얻어맞은 것이었다.
왕야오린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쩡카이원이 1회에 2점을 추가로 내줘 대만은 사실상 경기를 포기하는 단계에 이르고 말았다. 그렇다면 예상 밖의 선발투수를 낸 대만의 속셈은 무엇일까.
즉, 대만은 당초 조별 리그 한국전을 크게 벼르고 있었던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루밍츠 감독은 하루 전인 23일 태국전을 7회 콜드게임승으로 마친 뒤 "한국은 강팀이다. 한국전 대비를 위해 경기를 일찍 끝내고자 했다. 한국전 선발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며 경계심을 드러냈지만, 이날 실제로 보여준 것은 거의 없었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