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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 강팀 대만 상대로 할 것 다했다...감격의 태국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09-23 20:32



비로 콜드게임패를 당했지만 태국은 희망을 본 경기였다.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B조 예선 태국과 대만의 경기가 열린 23일 목동구장. 사실, 경기 결과는 일찌감치 예측이 됐다. 대만의 콜드게임승 확률이 매우 높았다. 그만큼 양팀의 전력 격차가 심했다.

경기는 예상대로 흘렀다. 대만 타자들은 1회 태국 투수 파누왓을 상대로 대거 8점을 뽑아냈다. 5번 쟝즈시엔은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이번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1회에만 안타 7개가 터졌다.

대만은 2회에도 5점을 추가했다. 선발 파누왓이 연속 4안타를 맞으며 2실점을 더 하자 태국은 투수를 시라폽으로 바꿨지만, 경기 양상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사구 2개와 실책 등이 겹치며 태국은 대만에 3점을 더 내줬다. 2회 종료 후 스코어 13-0. 5회 콜드게임이 예상됐다.

하지만 3회부터 깜짝 반전이 있었다. 태국이 대만 타선을 상대로 삼자범퇴에 성공한 것이다. 홈런을 쳤던 쟝즈시엔을 시작으로 5, 6, 7번 타자가 모두 아웃됐다. 6번 대타 린쿤셩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자 경기장에서는 큰 박수가 터져나왔다. 삼자범퇴가 된 이닝 종료 후 태국 도쿠나가 감독은 직접 그라운드에 나와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선수들을 일일이 격려했다. 한국전 2회 무실점 이닝은 있었지만 볼넷 2개를 허용했었다.

삼자범퇴로 끝이 아니었다. 그 좋은 분위기가 4회초 공격에서 이어졌다. 태국은 힘이 빠진 상대 선발 궈진린을 상대로 값진 1점을 뽑아냈다. 1사 상황서 3번 섹이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4번 매튜가 1루 땅볼을 쳤지만 매튜는 1루에서 살았다. 그리고 매튜가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 속에 5번 니룬이 중전안타를 때려냈다. 매튜가 홈을 밟으며 이번 대회 첫 득점을 뽑아낸 태국이었다. 태국은 하루 전 한국을 상대로 0대15 5회 콜드게임패를 당했었다. 태국 덕아웃은 마치 승리를 따낸 듯이 기뻐했다.

5회 콜드게임패 위기에 빠질 뻔 했던 4회말 수비에서는 에이스 매튜가 상대 희생플라이 찬스 때 멋진 홈 보살로 또다시 덕아웃을 환호케 했다. 매튜의 강한 어깨가 빛났다.

마운드에서는 2회 선발 파누왓을 구원등판한 시라폽이 3회와 4회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안정적인 제구가 돋보였다. 시라폽은 5회 2사를 잡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물론, 주자 출루는 허용하지 않았다. 구원등판한 차나팁이 포수플라이로 상대를 처리해 두 번째 삼자범퇴 이닝이 만들어졌다.


태국은 완전히 분위기를 탔다. 6회도 상대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7회초 더이상 점수를 뽑지 못해 대회규정상 7회 콜드게임패를 당했다. 5회, 6회에는 15점 이상 점수차가 나야 콜드게임이 되지만 7회부터는 10점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5회 콜드게임이 아닌 7회까지 버텼다는 자체가 태국으로서는 고무적인 일이었다.

우리 나라로 치면 고등학교 선수 실력도 안되는 선수들이다. 그런 선수들이 프로 수준에 맞먹는 한국과 대만 선수들을 상대로 무엇을 할 수 있으랴. 소중한 경험을 쌓는 것이 더 중요했다. 하지만 강팀 대만을 상대로 3개의 값진 성과물을 만들었다. 1대13 7회 콜드게임패를 당했지만 태국 선수들에게는 잊지 못할 밤이 될 것이다.


목동=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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