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을 노리는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의 화두 중 하나는 바로 새로운 공인구다. 공식훈련이 시작된 뒤, 투수들은 "공이 가볍다"는 평을 내놓았다. 가벼운 공, 정말 문제가 될까.
야구는 보기보다 민감한 스포츠다. 공 하나가 달라져도 결과는 확연히 달라진다. 그래서 국제대회 때마다 나오는 얘기가 바로 '새 공인구 적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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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노사의 공은 메이저리그 공인구를 사용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제대회 때 사용된다. 아마추어 대회에서 통용되는 공이다. 대표팀에 자주 차출된 선수들에겐 익숙한 공이기도 하다.
미즈노사의 공도 변화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때까지만 해도 미즈노 150을 사용했다. 훈련을 시작한 뒤, 미즈노 200을 써 본 투수들의 평은 "가볍다"이다. 선수들에 따라 느끼는 바가 차이는 있지만, 국내 공인구보다 다소 작다는 느낌도 받고 있다. 미즈노 200은 국내에서 쓰는 공인구와는 가죽과 실밥의 형태가 조금 다른 게 사실이다.
지난 16일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첫 훈련에서 배팅볼을 던진 조계현 투수코치, 그리고 불펜피칭을 한 임창용은 새 공인구가 낯선 표정이었다. 타자들에게 정확히 공을 던져줘야 하는 배팅볼을 직접 던진 조 코치는 "한국 프로야구 공인구보다 약간 가벼운 느낌이다. 분명히 낮게 던졌는데 조금 높게 가더라"고 밝혔다.
임창용 역시 후배들에게 "공이 조금 뜬다. 조금 가벼운 것 같다"고 말해줬다. 임창용은 2012년까지 일본프로야구에서 마무리로 뛰면서 미즈노 150을 써왔다. 비슷한 공을 써봤지만, 지난 2년간 메이저리그와 한국야구를 거치면서 미즈노사 공의 감각을 다소 잃은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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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본프로야구의 공은 그 차이가 덜하다. 이번에도 미끄럽다거나 실밥을 이용하기 힘들다는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가벼워진 것에 맞춰 컨트롤을 신경 쓰면 될 뿐이다.
조계현 코치는 이틀째 훈련에서 투수들의 불펜피칭을 지켜본 뒤, "공인구 적응에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소 가벼운 느낌이 있을 뿐, 똑같다는 것이다. 조 코치는 "야구 잘 하는 선수들이니 습득력이 다르다. 수준이 있는 선수들이라 금방 익숙해진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에 처음 선발된 이재학도 훈련을 마치고 "평소 쓰는 공보다 조금 미끄럽다고는 하는데 무게나 이런 면에선 내가 무딘 건지 큰 차이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봉중근 역시 "9개 팀에서 최고 잘 하는 선수들이 모였다. 공은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불펜피칭에서 투수들의 공을 받은 강민호는 "시즌을 계속 치르다 왔으니, 공을 던지는데 크게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실전감각이 충분해 쉽게 극복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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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발계수가 높은 건 장타가 많이 나옴과 동시에 수비에서 타구의 질이 달라짐을 의미한다. 타격시엔 잠시 기분이 좋아질 지 모르지만, 수비 때는 바짝 긴장을 해야 한다.
내야수 김민성은 수비훈련과 배팅훈련에서 받은 공인구의 느낌에 대해 "마치 '탱탱볼' 같다"고 했다. 그는 "타격시에 맞아 나가는 느낌이 너무 기분 좋다. 시원시원한 느낌이 있다. 하지만 수비할 때는 타구가 좀 빠르더라. 바운드가 튀고 이런 걸 중점적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