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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 사령탑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여전히 신중하다.
금메달이 아니면 그 어떤 결과도 인정을 받지 못하는 까닭으로 전력을 드러내는데 있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지난 17일 잠실구장에서 계속된 대표팀 합동 훈련. 류 감독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타순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그동안 공개했던 내용 말고는 새로울 것이 없다고 했다.
결국 류 감독은 상대팀에 따라, 또는 상황에 따라 타순을 유기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가장 큰 관심은 중심타선이다. 박병호를 중심에 두고 그 앞과 뒤 타순에 누구를 기용할 것인가를 놓고 류 감독은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
류 감독은 이날 "6번 타순에는 나지완, 김현수, 강정호가 들어갈 수 있다. 일단 나지완은 지명타자다"고 밝혔다. 즉 6번 타순이 정해지면 나머지 2명이 3번 또는 5번에 들어설 수 있다는 이야기다. 대표팀 멤버 가운데 박병호와 함께 클린업트리오를 맡을 수 있는 타자는 류 감독이 언급한 6번 후보 3명 말고도 나성범과 손아섭이 있다. 손아섭이 2번 또는 하위 타순에 어울린다고 보면 나지완, 김현수, 강정호, 나지완 중 2명이 3번과 5번에 배치될 공산이 크다. 좌우 순서를 고려하면 3번과 5번에 김현수와 나성범이 나서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어느 타자가 나서더라도 폭발력 만큼은 역대 최강급이다. 박병호는 48개의 홈런을 친 뒤 대표팀에 합류했다. 강정호는 38홈런을 때리며 이 부문 2위 올랐다. 29홈런을 친 나성범은 1군 경력 2년차에 30홈런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나지완과 김현수는 경험이 많은 타자들이다.
이번 아시안게엠에서 사용되는 공인구는 미즈노 제품으로 반발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16~17일 대표팀 훈련때 타자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국내 리그에서 쓰는 공보다 멀리 날아가고 수비때 바운드도 크게 튄다는 것이다. 홈런 타자들이 더욱 욕심을 낼 수 있는 대목이다. 단기전에서는 투수 운용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홈런이다. 중요한 시점에서 터지는 홈런이야 말로 승부를 결정짓는 변수다.
역대 대표팀 경기에서 승부를 갈랐던 것은 대부분 홈런이었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터진 이승엽의 홈런을 팬들은 아직도 기억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