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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선두 여유 있을까? 시점이 좋지 않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9-01 06:30


4경기 반 차이로 1-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과 넥센이 31일 대구구장에서 만났다. 넥센이 7-0으로 승리하며 삼성을 5연패에 빠뜨렸다. 패배한 삼성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8.31/

"어? 어?" 하는 순간 어느덧 3.5경기차로 좁혀졌다.

선두 삼성 라이온즈가 올시즌 들어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사실상 확정지으려 했던 계획이 틀어지고 있다. 삼성은 8월 31일 대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0대7로 완패했다. 지난 2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내리 5경기를 내줬다. 올시즌 팀 최다이자 2011년 류중일 감독 부임 이후 최다 연패 기록이다. 삼성은 지난 2010년 6월 2~8일까지 6연패를 한 바 있다. 이후 약 4년 3개월 만에 최다 연패를 당했다.

시기가 좋지 않다. 6월 이후 단독 선두 체제를 굳건히 해 온 이후 2위 팀과 최소 승차다. 넥센은 이날 삼성을 꺾고 2연승을 달리며 격차를 3.5경기로 좁혔다. 넥센에 6~7경기차를 꾸준히 유지하던 삼성은 최근 5연패하는 바람에 승차가 확 줄었다. 이러다가 판도 변화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물론 넥센이 3.5경기차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삼성이 4연패를 더 당하고, 넥센이 4연승을 더 이어가야 뒤집어질 수 있는 격차다. 확률상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삼성이 22경기, 넥센이 18경기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얼마든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상해 볼 수 있다. 더구나 넥센은 최근 투타에 걸쳐 완벽하게 밸런스를 갖췄다. 이날 호투한 문성현을 비롯해 김대우, 오재영 등 3~5선발이 확실하게 제 몫을 해주면서 선발 로테이션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타선은 삼성 못지 않은 파괴력과 집중력을 갖고 있다.

반면 삼성은 최근 타선이 침묵에 빠졌다. 연패 기간 동안 마운드 난조로 그르친 게임은 27일 롯데전과 28일 두산 베어스전 뿐이었다. 이후 3경기에서는 타선이 침묵하는 바람에 패했다. 이날도 삼성은 넥센 선발 문성현을 상대로 2안타에 그쳤고, 전날 경기에서는 언더핸드스로 김대우에게 완벽하게 눌리는 바람에 중반 흐름을 빼앗겼다. 5연패 동안 팀타율은 2할4푼7리, 평균 득점은 2.8점에 그쳤다.

톱타자 나바로는 30~31일 이틀 동안 8타수 무안타, 4번 최형우는 최근 3경기서 10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타선에서 리더가 없었다. 공격력이야 사이클을 탈 수 있지만, 그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2주 앞두고 삼성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경기전 류중일 감독은 전날까지 4연패를 당한 것에 대해 "올해 두 번째 4연패인데, 시기가 좋지 않다. 앞으로 NC와 5경기, KIA와 7경기 등이 남아 있다. 쉽지 않은 일정"이라고 했다.

삼성은 9월 1일 휴식을 취한 뒤 2~5일 대구에서 NC, 한화를 상대로 홈 4연전을 치른다. NC는 아직 2위를 포기하지 않았다. 한화는 후반기 들어 확 달라진 전력으로 상위권 팀들을 잇달아 격파하고 있다. 삼성에게는 결코 쉬운 상대들이 아니다. 타선이 분위기 반전을 이루려면 뭔가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이날 5연패가 확정된 후 류 감독은 "최근 연패와 관련해 뭐가 잘못돼 있는지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겠다. 승부는 지금부터다"며 의미심장한 말은 남겼다.
대구=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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