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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8월 호투 LG 임정우, 불펜이 ‘맞는 옷’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4-08-29 08:53 | 최종수정 2014-08-29 08:53



LG의 4연승이 중단되었습니다. 28일 문학구장에서 SK와 맞붙었지만 에이스 김광현에 눌려 4:2로 역전패했습니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LG 마운드는 제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임정우는 조기 강판된 선발 장진용의 뒤를 이어 LG 마운드의 허리를 책임졌습니다. 4회말 무사 1, 2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와 승계 주자 1명을 홈으로 들여보냈지만 5회말까지 실점하지 않았습니다.

6회말 선두 타자 최정에 내준 볼넷 직후 이재원에 초구에 적시 2루타를 허용해 유일한 자책점을 기록했습니다. 선두 타자 볼넷 출루는 실점과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입증하며 3:1로 벌어지는 아쉬운 대목이었습니다. 하지만 1사 3루의 계속된 위기에서 추가 실점 없이 6회말을 마쳤습니다. 3.1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한 임정우는 선발 등판한 장진용보다 더 긴 이닝을 소화해 보다 적은 실점을 기록했습니다. 임정우가 허리에서 버텼기 때문에 LG는 경기 종반 기회를 잡고 SK를 압박할 수 있었습니다.

8월 들어 임정우의 호투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8월 4경기에 등판해 11.2이닝을 소화해 1.5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8월 24일 사직 롯데전에는 LG가 5:2로 뒤진 6회말에 등판해 2이닝 동안 6타자를 상대로 출루조차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무실점 호투를 선보였습니다. LG는 8회초 대거 4득점에 성공해 6:5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임정우는 승리 투수가 되며 시즌 2승째를 거뒀습니다.

임정우의 8월 호투는 보직 변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당초 그는 선발 요원으로 낙점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시즌 초 LG 5선발 후보들이 줄줄이 부진하자 5월 8일 잠실 한화전을 시작으로 5선발로 투입되었습니다. 임정우는 10번의 선발 등판에서 1승 5패 평균자책점 6.52를 기록해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구원 등판 시에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되었습니다. 9경기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54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선발 등판 시 피안타율은 0.338까지 치솟았지만 구원 등판 시 피안타율은 0.205로 안정적입니다. 신정락이 5선발로 가세하면서 임정우가 롱 릴리프가 이동한 것이 8월 호투로 연결되었습니다.

롱 릴리프는 팀이 뒤진 상황에 등판해 이닝을 소화하는 단순한 역할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8월 24일 사직 롯데전에서 드러나듯 롱 릴리프가 실점을 최소화해 틀어막을 경우 역전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설령 역전에는 실패하더라도 롱 릴리프가 상대 타선을 잠재워 타격감을 살려주지 않으면 다음날 경기에 등판하는 동료 투수들이 경기를 보다 쉽게 풀어갈 수 있습니다. 28일 문학 SK전에서 LG는 4:2로 패배했지만 임정우가 SK 타선의 타격감을 살려주지는 않아 29일 경기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임정우가 선발 투수로 자리 잡지 못한 것은 아쉽습니다. 하지만 선발보다는 불펜이 어울리는 투수들도 있습니다. 유원상과 정찬헌은 데뷔 초기 선발 투수로 상당한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결국 불펜 투수가 맞는 보직임이 판명되었고 이제는 LG 불펜의 핵심 요원으로 당당히 자리 잡았습니다. LG 1군 마운드 막내 임정우 또한 비슷한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불펜 투수가 '몸에 맞는 옷'으로 판명되고 있는 임정우입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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