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강민호의 방망이 모처럼 활활 타올랐다. 히메네스까지 콜업하면서 연패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연패를 끊기에 조금 부족했다. 7연패. 롯데(45승57패1무)는 KIA와 승차가 없어지면서 공동 6위가 됐다. 1위 삼성은 롯데와는 좀 다른 차원의 야구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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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너무 강한 상대를 만났다.
삼성 두번째 투수 김현우의 힘있는 공에 롯데 타자들이 얼어버렸다. 삼진을 4개나 당했다. 대부분의 타자들이 방망이에 제대로 맞히지를 못했다.
롯데 배터리는 삼성의 기동력에도 혼쭐이 났다. 삼성은 도루를 6번 시도해 5번 성공했다. 그중 2루 도루에 성공한 3번의 찬스에서 득점에 성공했다. 롯데가 어렵게 점수를 뽑았다면 삼성은 도루를 가미해 쉽게 득점했다.
삼성은 이번 시즌 가장 많은 팀 도루(130개)를 올렸다. 김평호 코치를 영입한 후 1년 만에 삼성은 최강의 발야구를 보여주고 있다.
롯데는 삼성 선발 장원삼을 무너트리는데 성공했다. 장원삼은 4⅓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장원삼 다음 투수들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 삼성 불펜이 막강했다면 롯데 불펜은 허약했다. 삼성 좌타자들을 막기 위해서 올린 좌완 이명우는 힘없이 제구된 공으로 3안타를 맞고 강판당했다. 다음 구원 김성배도 대타 박한이에게 적시타를 맞아 불을 끄는데 실패했다. 5-5로 팽팽한 7회 3실점하면서 팽팽한 경기의 추가 삼성 쪽으로 기울었다. 김사율은 8회 삼성 최형우에게 쐐기 투런 홈런(시즌 27호)을 맞았다.
롯데가 힘을 냈지만 1위 삼성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삼성은 선발을 무너트려도 넘어야 할 벽이 겹겹이 있었다. 롯데는 더 강해져야 연패를 끊을 수 있다.
롯데에 보여준 긍정적인 신호들
롯데는 비록 패했지만 소득도 있었다.
강민호가 장타를 3개나 쳤다. 첫 타석에서 2루타, 두번째 타석에서 3루타 그리고 홈런까지. 강민호의 멀티 히트는 7월 31일 사직 두산전 이후 26일 만이다. 또 강민호는 4회 신본기의 외야 희생플라이 때 홈에서 환상적인 슬라이딩으로 세이프가 됐다. 8회에는 53일 만에 시즌 11호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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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는 롯데 선수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그런 강민호가 아웃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태그를 피하면서 살아나 팀 분위기를 '업'시켰다. 그게 시발점이 돼 롯데는 4회 3점을 뽑아 경기를 뒤집었다.
강민호는 이번 시즌 지독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시즌 타율이 2할대 초반에 머물렀다. 타격감이 떨어져 2군에도 내려갔다가 올라왔다. 강민호의 장타가 살아난다면 롯데 타선의 힘이 생긴다. 팀 분위기도 좋아질 수 있다.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도 돌아와 3타석 만에 적시타로 타점을 올렸다. 히메네스는 지난달 28일 왼무릎 통증으로 재활군으로 내려갔다가 이날 29일 만에 1군 등록됐다. 그동안 히메네스를 둘러싸고 말들이 많았다. 태업논란과 일부 선수들과의 불화설까지 흘러나왔다.
히메네스는 33일 만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5회 장원삼을 상대로 중전 안타로 1타점을 올렸다. 장원삼의 슬라이더를 정확하게 받아쳤다.
히메네스는 이날 경기전 김시진 감독과 박흥식 타격코치가 보는 앞에서 타격 연습을 했다. 타격 테스트를 거쳐 합격 판정을 받았다. 아직 수비는 힘들다고 판단, 지명타자로 나섰다. 대신 1루 수비를 최준석이 했다. 박종윤은 좌익수로 옮겼다. 히메네스가 선발 라인업에 들어가면 이런 식으로 수비 이동이 불가피하다. 박종윤이 익숙하지 않은 좌익수 수비에 불안감이 있지만 공격력 강화를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히메네스가 장타까지 때려준다면 롯데 타선은 치고 올라갈 발판이 마련된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