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들어 2승9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거듭되는 후반기 부진, 어떻게 봐야 할까.
|
올시즌 성적도 성적이지만, 지난 수년간 KIA를 둘러싸고 있던 후반기 부진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어느 팀이나 부진에 빠지면, 곳곳에서 한숨 소리가 나고 포기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반드시 고쳐야 할 부분이다. 팀 체질 개선을 위해서라도 KIA에게 남은 시즌은 중요하다.
지난해에도 후반기 시작과 함께 추락이 시작됐다. 전반기를 5위로 마감했기에 4강권이 눈앞이었다. 4위 두산 베어스와 1.5게임차. 하지만 올해와 비슷한 패턴으로 연패가 반복됐고, 6위를 거쳐 순식간에 7위까지 떨어졌다. 급기야 시즌 막판에는 신생팀 NC 다이노스에 밀려 8위로 시즌을 마쳤다.
마지막으로 가을야구를 경험했던 2011년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땐 전반기를 1위로 마감하며 2009년 이후 11번째 우승에 도전하나 싶었으나, 4위까지 추락해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했고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후반기 부진의 원인은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일단 팀의 체력이 풀타임을 치르기에 적합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각종 이유가 있겠지만, 여기엔 매년 속출한 부상 공백이 컸을 것이다. 스프링캠프부터 만든 선수들의 체력 자체가 부족했을 수도 있다.
|
부상이나 체력 문제에 있어서는 선수들 개개인의 훈련방식에 문제는 없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실제로 KIA 선수들에게 부상을 막아줄 수 있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대한 인식이 타구단에 대해 부족하다거나 하는 식의 평가가 있었다.
정신적인 부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선수단을 감싸는 '패배의식'이다. 어느 순간부터 경기에 지는 데 익숙해지고 '오늘도 승리하긴 힘들겠다'는 인식이 퍼지는 순간, 팀은 추락하게 된다. KIA 역시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과정이 어찌 됐든 결과가 말해주고 있다.
비단 올시즌 성적 때문만이 아니다. 향후 KIA라는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있어 후반기 부진은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팀 체질 개선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