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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올드보이'들이 1군에서 버티기 위한 몇가지 조건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4-05-22 11:22



프로야구팀을 경영하는 관리자 입장에선 스타 출신 올드보이(베테랑)와 팀 리빌딩을 놓고 고민할 때가 많다.
팀의 미래를 위해선 고참급 선수들이 용퇴를 결정해주면 고마울 때가 있다. 구단 경영진은 될 수 있으면 팀을 젊은 선수 중심으로 꾸리고 싶어한다.
하지만 베테랑 선수들의 생각은 다르다.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상황에서 숫자에 불과한 나이 때문에 선수 유니폼을 벗어야 한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항변한다. 체계적인 몸 관리와 의료 기술의 발달로 과거에 비하면 선수로 뛰는 기간이 무척 길어졌다. 올드보이들의 다수가 이렇게 얘기한다. "타의가 아닌 내 판단으로 선수 유니폼을 벗고 싶다." 하지만 지금까지 다수의 고참 선수들이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선수 은퇴를 결정한 경우가 많았다.
그럼 어떻게 하면 스타급 올드보이들은 선수 생활의 말년을 아름답게 마감할 수 있을까.
류중일 삼성 감독은 "스타 출신 고참 선수들이 경기에 주전으로 못 뛰면서 벤치에 앉아 있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4.13

프로야구팀을 경영하는 관리자 입장에선 스타 출신 올드보이(베테랑)와 팀 리빌딩을 놓고 고민할 때가 많다.

팀의 미래를 위해선 고참급 선수들이 용퇴를 결정해주면 고마울 때가 있다. 구단 경영진은 될 수 있으면 팀을 젊은 선수 중심으로 꾸리고 싶어한다.

하지만 베테랑 선수들의 생각은 다르다.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상황에서 숫자에 불과한 나이 때문에 선수 유니폼을 벗어야 한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항변한다. 체계적인 몸 관리와 의료 기술의 발달로 과거에 비하면 선수로 뛰는 기간이 무척 길어졌다. 올드보이들의 다수가 이렇게 얘기한다. "타의가 아닌 내 판단으로 선수 유니폼을 벗고 싶다." 하지만 지금까지 다수의 고참 선수들이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선수 은퇴를 결정한 경우가 많았다.

그럼 어떻게 하면 스타급 올드보이들은 선수 생활의 말년을 아름답게 마감할 수 있을까.

류중일 삼성 감독은 "스타 출신 고참 선수들이 경기에 주전으로 못 뛰면서 벤치에 앉아 있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SK와 NC의 주중 3연전 두번째날 경기가 2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렸다. 1회초 2사 1루 NC 이호준이 SK 김광현의 투구를 받아쳐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2점홈런을 날렸다. 홈인하며 김경문 감독과 기쁨을 나누는 이호준.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4.23/
삼성 이승엽(38)의 경우 올해 꾸준히 6번 타자로 출전, 3할 이상의 높은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21일 포항 롯데전에선 연타석 홈런으로 역전승을 이끌었다. 삼성은 7연승으로 고공행진. 이승엽은 지난해 부진으로 한물갔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올해 바닥을 치고 올라왔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지만 이승엽이 올해도 부진했다면 은퇴 압박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의 이승엽은 얼마든지 더 할 수 있다는 걸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

이승엽의 경우를 보면 올드보이일수록 지도자 특히 감독과의 교감이 중요하다.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이 한 해 부진했다고 버리지 않았다. 그를 살리기 위해 타순을 조정, 부담이 적으면서도 자존심을 살려주는 6번 자리에 박았다. 이승엽은 자신의 신체능력이 해가 갈수록 떨어지는걸 감안해서 스윙 크기도 줄이고 체력훈련에 더 많은 구슬땀을 흘렸다고 한다.

NC의 4번 타자 이호준(38)도 마찬가지다. 이호준은 2012시즌을 마치고 SK 와이번스를 떠났다. 당시 그를 영입하고 싶었던 팀은 제법 있었다. 이호준은 김경문 NC 감독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이호준은 지난해 4번 타자로서 20홈런 87타점, 타율 2할7푼8리라는 준수한 성적을 냈다. 김 감독의 믿음에 제대로 보답하면서 둘의 신뢰 관계는 두터워졌다. 이호준이 큰 형 처럼 경험이 적은 후배들을 그라운드 안팎에서 잘 이끌어 준 부분도 컸다. 그는 이번 시즌에도 벌써 9홈런 37타점, 타율 2할7푼으로 해결사 역할을 해주고 있다.


LG 트윈스의 대표 올드보이 이병규(40·등번호 9번)도 굳건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지난해 기라성 같은 후배 타자들을 제치고 수위 타자 타이틀 차지했다. 팀을 페넌트레이스 2위에 올려놓기도 했다. 이병규는 프로의 세계에서 실적이 최우선 판단 기준이라는 걸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롯데와 LG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지난 6일 최소경기 2000안타를 기록한 LG 이병규에 대한 KBO 시상이 열렸다. 시상식에서 이병규가 양상문 감독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5.14.
전문가들은 이런 올드보이들이 1군에서 제 구실을 하면서 버티기 위해선 부담이 적은 팀과 보직 그리고 부상 방지가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참급 A 선수는 몇 해전 이적하는 과정에서 가장 마음을 편하게 갖고 운동할 수 있는 팀을 골랐다고 한다. 열혈 팬들이 많은 팀은 조금만 못해도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산전수전 다 겪은 고참들도 쏟아지는 비난 여론을 맞으면 심적으로 휘청거린다고 한다. 그러다보면 경기력이 떨어지고 자칫 슬럼프에 빠져 시즌을 망치게 된다. 은퇴 압박까지 받을 수도 있다.

팀 내에서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이승엽의 성공 사례 처럼 떨어지는 신체 능력을 감안해서 역할을 정해주어야 한다. 몸이 따라주지 않는데 예전 같은 좋은 경기력만 요구하면 올드보이들은 버텨낼 수가 없다.

베테랑도 꾸준히 경기에 출전해야만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 화려하지 않지만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보직이 적당하다.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중요한 포지션 보다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한번씩 팀을 구할 수 있는 역할이 좋다. 올드보이들은 너무 튀어서는 안 된다. 화려한 서포트라이트는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게 팀 분위기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

올드보이들은 다치면 원래 자리로 돌아오기가 힘들다. 수많은 후배들이 올드보이들의 퇴장을 말없이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부상 예방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포항=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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