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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1할-출루율 4할’ LG 이병규(7번) 딜레마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4-04-30 09:51



LG 이병규(7번)의 타율은 0.156입니다. 15경기에 출전해 32타수 5안타를 기록 중입니다. 타격감이 좋지 않아 4월 11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바 있습니다. 4월 22일 1군에 복귀한 이후에도 15타수 2안타 0.182로 저조한 타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홈런을 쳤을 때의 좋았던 타격감을 아직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출루율을 놓고 보면 이병규(7번)는 다른 타자가 됩니다. 그의 출루율은 0.460으로 매우 높습니다.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해 순위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리그 최상위권의 출루율입니다. 4월 23일 대구 삼성전을 시작으로 6경기 연속 볼넷 출루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6경기에서 그가 얻어낸 볼넷은 무려 10개입니다.

올 시즌 이병규(7번)는 6개의 삼진을 당할 동안 18개의 볼넷을 얻었습니다. 볼넷:삼진의 비율이 3:1입니다. 그가 1할 대의 타율에도 불구하고 최근 꾸준히 선발 출전하는 것은 이병규, 이진영 등 베테랑 외야수들이 부상이나 타격감이 좋지 않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경기에 출전하면 출루가 보장되는 타자이기 때문입니다.

어제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3:2로 뒤진 LG는 9회초 정규 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2사 1, 3루의 역전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타석에 들어선 이병규(7번)는 풀 카운트 끝에 볼넷을 얻어 출루해 2사 만루로 기회를 이어갔지만 후속 타자 최경철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 LG의 1점차 패배로 종결되었습니다.

최경철이 교체 포수로 8회말 수비 도중에 출전해 LG 엔트리에는 포수가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엔트리에 남은 마지막 야수 임재철을 대타로 기용해 동점이나 역전에 성공해 9회말 수비에 돌입한다 해도 마스크를 쓰고 출전할 포수가 없었습니다. 4월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9회말부터 마스크를 썼던 내야수 문선재조차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태입니다. 따라서 NC는 이병규(7번)를 내보내 2사 만루를 만들어도 최경철과 승부하면 된다고 계산했고 결과적으로 적중했습니다.

이병규(7번)에게 타격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9회초 2사 1, 3루에서 초구와 2구는 스트라이크 존에 형성되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가 빠른 카운트에서 적극적으로 타격을 했다면 경기 양상은 달라질 수도 있었습니다.

어제 경기 9회초와 유사한 흐름은 실은 매 경기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병규(7번)는 주로 6번 혹은 7번 타자로 선발 출전하는 일이 많은데 그의 뒤에 있는 하위 타선의 타자들이 타격 능력이 떨어져 이병규(7번)를 거르다시피 하는 일이 잦습니다. 이병규의 높은 출루율은 단순히 선구안이 좋기 때문만이 아니라 상대가 승부를 꺼리는 것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이병규(7번)가 뛰어난 도루 능력을 지닌 선수도 아니라 루상에 출루해도 상대 배터리는 큰 부담이 없습니다.

최하위로 처져 있는 LG는 타선의 집중력 개선이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병규(7번)를 적절한 타순에 배치해 높은 출루율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것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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