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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그친 대전구장, 왜 경기를 취소해야했나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4-04-29 19:42


한화와 LG의 주말 3연전 두번째 경기가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렸다. 포수 후면석에 앉은 야구팬들이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cun.com/2014.04.19/

대전구장은 지난 3년 간 업그레이드에 업그레이드를 거듭했다.

2012년에는 내야 관중석을 증축해 관중 수용 규모를 키웠고, 지난 해에는 말썽 많은 인조잔디를 천연잔디로 교체했다. 또 외야 펜스를 재정비하고, 외야 관중석을 리모델링해 다양한 좌석을 만들었다.

올 해는 포수 뒤쪽에 메이저리그 구장처럼 관중석을 만들었다. 경기장 내 불필요한 공간을 줄여 팬들이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좀 더 생생하게 관전할 수 있게 했다. 앞으로 당겨진 중앙좌석은 대전구장의 명물로 자리를 잡았다.

한화 이글스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 구장을 신축하지 않고도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가장 낙후된 경기장 중 하나로 꼽혔던 대전구장이 아담하지만 한번 쯤 가보고 싶은 경기장으로 변신한 것이다. 구단 최고위층의 추진력, 프런트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데 최고 수준으로 거듭난 대전구장이 3일 간 내린 비를 이겨내지 못했다.

29일 대전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화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됐다. 이날 대전지역은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했다. 지난 27일부터 꾸준히 비가 내렸다고 한다. 경기 개시 시간인 오후 6시30분에도 가는 비가 흩뿌렸다. 사실 빗줄기만 보면 경기가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더구나 기상청은 오후 6시 이후에는 비가 그친다고 예보했다.

하지만 그라운드 상황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진은 오후 6시30분이 되자 내외야의 흙이 질퍽하다며 경기 개시를 늦췄다. 이날 양쪽 선수들은 경기 전 수비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물기가 약간 남아있는 정도로 보였지만, 3일간 내린 비로 그라운드 흙은 잔뜩 물기를 머금고 있었다. 경기를 하려면 최소한 1,3루측 흙을 퍼내고 새 흙으로 교체해야 했다. 심판진은 상태를 다시 한번 확인한 뒤 오후 6시40분쯤 경기 취소를 결정했다.

경기장을 찾은 일부 팬들은 경기 취소를 납득할 수 없다며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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