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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질주 넥센, 선발진 불안만 줄인다면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4-04-29 07:03


넥센과 삼성이 26일 목동구장에서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를 펼쳤다. 선발로 등판한 넥센 금민철이 7회 1사까지 1실점 호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는 금민철.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4.26

8연승을 달리던 넥센 히어로즈가 지난 주에 다소 주춤했다. 사실 주춤했다기보다 숨을 골랐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상승세가 워낙 뜨거웠고,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어 조정기라고 봐도 될 것 같다. 히어로즈 구단도 연승과 연승 마감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연승이 끝나고 2승3패, 지난 주 전체로는 3승3패. 여전히 히어로즈는 상대팀이 가장 두려워하는 팀이다.

그러나 살짝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다. 막강 타선, 비교적 안정적인 불펜에 비해 선발투수진이 불안하다. 모든 부분에서 완벽할 수는 어렵다. 또 시즌을 치르다보면 컨디션에 따라 경기력이 들쭉날쭉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선발진의 편차가 너무 크다. 시즌 전체를 무리없이 안정적으로 끌어가기에는 믿음을 주기 어려워 보인다. 히어로즈가 단지 포스트 시즌 진출이 아닌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팀이기에 그렇다.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와 치른 지난 주 6경기를 살펴보자.

선발진과 구원진의 활약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6경기 중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두 번뿐이다.

지난 주 6경기 평균자책점이 6.33이다. 9개 팀 중 가장 안 좋았다. 6점대 평균자책점은 히어로즈가 유일했다. 롯데전 7.00, 삼성전 5.67이었다. 선발진을 따로보자. 6경기의 선발투수 평균자책점이 9.30이다. 반면, 구원진은 2.63으로 준수했다. 선발투수들의 평균자책점만 보면 3승을 거둔 게 신기할 정도다. 선발투수들의 부진을 타선, 불펜의 힘으로 메웠다고 볼 수 있다. 선발 투수가 일찍 무너졌을 때 불펜자원을 아끼기 위해 더 던지게 했는데, 이런 점을 감안해도 1위팀 답지 않은 기록이다. 히어로즈 전력이 독주를 할 정도로 압도적이지 못하다고 봐야할 것 같다. 시즌 평균자책점이 4.08에서 4.70으로 올라갔다.

이 기간에 타선은 비교적 꾸준했다. 타율 2할9푼4리에 7홈런을 때렸고, 35타점을 기록했다.

'원투펀치' 밴헤켄과 나이트. 가장 안정적인 투수로 평가되는 두 선수의 불안이 눈에 띄었다. 실질적인 에이스인 앤디 밴헤켄은 4월 22일 롯데전에서 4이닝 8안타 7실점으로 무너졌는데, 4월 27일 삼성전에서는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좋았을 때와 안 좋을 때 구위가 상당히 달랐다. 나이트는 4월 23일 롯데전 선발로 나서 4이닝 동안 홈런 3개를 포함해 8안타 8실점으로 부진했다. 지난 시즌에 두 선수가 시즌 중반 한 달 넘게 부진에 빠지면서 팀이 흔들린 적이 있다.

4월 25일 삼성전에 등판한 문성현은 5⅔이닝을 던져 홈런 3개를 포함해 12안타를 내주고 11실점했다. 문성현은 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국내 투수 3명 중 유일하게 남은 투수다.


데뷔전서 승리투수가 된 고졸루키 하영민은 4월 24일 롯데전서 3이닝 3실점하고 강판됐다. 기대가 큰 유망주라고 하지만 신뢰를 주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히어로즈는 이날 조상우와 마정길 박성훈 한현희 송신영으로 이어지는 불펜이 가동되고, 타선이 터져 10대3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4월 26일 삼성전에 첫 선발 등판한 금민철의 6⅓이닝 1실점 호투가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염경엽 감독은 기존의 선발 오재영 강윤구가 부진하자 하영민 금민철을 올렸다. 준비해뒀던 카드가 잘 맞아들어갔다. 그러나 선발진의 불안은 단기간에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가용이 가능한 자원을 활용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염 감독의 고민이 시즌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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