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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로티노 못하는게 없다, 10년만 외국인 포수 성공 데뷔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4-04-10 20:39


10일 오후 서울 목동 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KIA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넥센 로티노가 투수 밴헤켄과 볼을 주고받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4.10.

외국인 포수가 선발 마스크를 썼다.

국내 야구에서 10년 만이다. 넥센 히어로즈의 외국인 선수 로티노(34)가 10일 2014시즌 목동 KIA 타이거즈전에서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좌완 밴헤켄과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국내야구 첫 외국인 선수 배터리다.

국내 야구에서 외국인 선수의 포수 선발 출전은 2004년 4월 24일 한화 이글스의 엔젤 페냐 이후 10년 만에 두 번째다.

왜 로티노가 선발 포수 마스크를 썼나

로티노는 내외야 수비 그리고 포수까지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다. 지난해 일본 오릭스 버팔로스 입단 당시 포수 미트와 다양한 포지션의 글러브를 챙겨와 화제가 됐었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포수로 305경기 출전했다. 메이저리그 3경기에서 포수로 출전했다. 포수로 마지막 출전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이었던 지난 2012년 10월 3일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시즌 초 로티노가 포수로 선발 출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염 감독은 그 말을 뒤집었다. 어쩔 수 없었다. 주전 포수 허도환이 허리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 무리하면 부상이 악화될 수 있다. 백업 포수 박동원은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로티노는 미리 준비를 했다. 지난 8일 KIA전에 앞서 포수 미트를 끼고 훈련을 했다. 김동수 배터리 코치와 함께 수비 훈련에 송구 연습까지 했다.

염 감독은 밴헤켄이 좌완이고 외국인 투수라 로티노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일단 외국인 선수끼리라 의사소통이 된다. 또 좌완이기 때문에 1루 주자의 2루 도루를 좀더 용이하게 견제할 수 있
10일 오후 서울 목동 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KIA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1회초 1사 1,3루서 넥센 로티노가 KIA 나지완을 삼진 처리한 후 투수 밴헤켄에게 볼을 던지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4.10.
어 로티노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고 봤다. 또 밴헤켄이 로티노와의 호흡이 괜찮다며 수용했다.


기대이상으로 잘 했다

전문가들은 로티노가 포수 출전 경험이 오래됐기 때문에 블로킹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염 감독은 당초 로티노를 2군으로 내려 포수로 제대로 훈련을 시킨 후 올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로티노를 내리고 올릴 예정이었던 강지광이 손가락을 다쳤다. 그 바람에 로티노를 2군으로 내릴 수가 없었다.

로티노는 한 차례 실수를 멋진 블로킹과 태그 플레이로 위기를 모면했다. 1회 2루 주자 김주찬이 3루를 훔쳤다. 로티노가 재빠르게 3루수 김민성에게 공을 뿌렸지만 늦었다.

7회 2루 주자 김선빈이 또 3루 도루를 시도했다. 로티노의 3루 송구가 김민성의 키를 넘겼다. 이 틈을 타고 김선빈이 홈까지 파고들었지만 문우람의 홈 송구를 로티노가 잡아 태그아웃시켰다.

밴헤켄과의 배터리 호흡이 매끄러웠다. 둘은 경기 도중 벤치에서 자주 많은 대화를 나누고 그라운드로 올라왔다. 로티노는 주자가 있을 때마다 벤치 쪽을 보면서 사인을 받고 공배합을 했다. 염 감독은 경기 전 중요한 순간일 때는 직접 사인을 내겠다고 했다. 로티노는 포구를 단 한번도 놓치지 않았다. 또 밴헤켄이 간혹 변화구를 바닦에 꽂았지만 로티노가 블로킹을 잘 했다. 2루 도루는 허용하지 않았다. KIA 주자들이 도루를 시도할 기회가 없었다. 그는 7회초 수비까지 마스크를 썼다.

로티노는 타석에선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7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우전 안타를 친후 대주자 유재신으로 교체됐다.


10일 오후 서울 목동 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KIA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넥센 로티노가 1회초 수비를 위해 그라운드로 뛰어 나가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4.10.
로티노가 계속 안방 지킬까

로티노의 포수 데뷔는 성공작이었다. 넥센으로선 큰 수확이다. 넥센에선 포수 포지션은 취약했다.

하지만 로티노가 KIA전 처럼만 해준다면 선택이 폭이 넓어진다. 허도환과 양분할 수도 있다. 외국인 투수(밴헤켄, 나이트)의 경우 로티노와 조합을 이루게 해줄 수도 있다. 허도환은 체력 안배를 해가면서 타격에도 좀더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박동원의 경우 주전 경쟁에서 더 힘들어진다. 출전 기회가 지금 보다 더 줄 가능성이 높다.
목동=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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