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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려준 밥상 걷어찬 SK, 두산 정재훈 관록의 승리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4-10 21:49


1승 1패로 맞서고 있는 두산과 SK의 2014 프로야구 경기가 10일 잠실야구장에서 펼쳐 졌다. 두산 정재훈이 7회 무사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두 타자를 가볍게 처리하고 조동화 마저 삼진으로 돌려 세우고 좋아하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4.04.10/

타자들은 조급했다. 반면 마운드에 선 베테랑 투수는 상대를 현혹시키는 여우 같은 피칭을 펼쳤다.

SK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원정경기에서 0대5로 패배하면서 3연전을 1승2패로 마감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단독 1위로 치고 나가며 좋은 페이스를 자랑했던 SK지만, 이날은 빈타에 허덕이며 졸전을 펼쳤다. 타자들의 방망이가 조급했던 게 문제였다.

SK는 이날 두산 선발 노경은에게 5⅔이닝 동안 1안타밖에 때려내지 못했다. 그것도 1회초 1번타자 김강민의 안타가 유일했다. 1회엔 조동화의 번트 타구가 뜨면서 병살 플레이로 이어지고 말았다.

4회부터 SK에게 계속 기회가 왔다. 안타는 없었지만, 상대 실책과 볼넷으로 계속 해서 출루했다. SK는 4회 1사 2루, 5회 2사 1,2루, 6회 2사 1,2루 찬스를 모두 놓쳤다. 대체로 2사 후에 찬스가 오긴 했어도 분명 아쉬운 결과였다.

그 사이 SK 선발 김광현이 무너지고, 실책까지 나오면서 0-5로 패색이 짙어졌다. 하지만 SK에도 기회는 왔다. 7회 두산 세번째 투수 윤명준이 난조를 보였다. 나주환과 박재상이 연속 볼넷을 얻은 뒤, 정상호의 우전안타가 이어져 무사 만루가 됐다. 정상호의 안타는 이날 팀의 두번째 안타였다.

두산 벤치는 정재훈을 마운드에 올렸다. SK는 베테랑 정재훈(34)의 벽을 넘지 못했다. 대타 이재원의 잘 맞은 타구는 중견수 직선타가 됐다. 두산 중견수 정수빈이 달려 나오면서 타구를 잡아 3루주자가 홈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

정재훈의 진가는 이후 빛났다. 김강민을 2루수 뜬공, 조동화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김강민과 조동화의 타격은 분명 아쉬웠다. 정재훈은 현재 직구 구속이 130㎞대 후반에 불과하다. 직구 구속이 떨어지는 대신 변화구의 각은 아직 쓸 만하다. 정재훈은 직구를 스트라이크존에 넣지 않았다. 존 바깥으로 한 두개 빠지는 식으로 던지며 상대를 약올렸다.


오히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건 변화구였다. 존의 외곽에 걸칠 정도로 컨트롤도 좋았다. 하지만 타자를 유혹할 정도였지, 많은 공이 존에서 벗어났다.

김강민과 조동화는 성급했다. 여기서 추격을 못하면, 더이상 기회는 없었다. 그 결과, 모두 존에서 벗어나는 나쁜 공에 배트가 나왔다. 김강민은 커브를 제대로 받아치지 못해 내야 높이 공을 띄웠고, 조동화는 바깥쪽 떨어지는 공에 배트가 돌아가버렸다.

두산 불펜은 위기에 처해있다. 믿었던 홍상삼이 흔들리면서 선발에서 마무리 이용찬까지 이어주는 필승계투조가 약해졌다. 정재훈은 이날 7,8회를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5점차 리드를 지켜줬다. 마무리 이용찬이 가볍게 1이닝을 막으며 두산의 승리가 확정됐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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