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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리허설 마친 류현진, 최상의 컨디션으로 호주간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3-17 09:02



LA 다저스 류현진이 호주 등판을 위한 최종 리허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류현진은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백 랜치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5⅓이닝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콜로라도 타선에 4사구 없이 홈런 1개 포함 7안타를 허용했고, 삼진 3개를 잡아냈다. 투구수는 87개였다.

3-2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경기는 3대3 무승부로 끝나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다. 류현진은 오는 23일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리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개막 두번째 경기 선발등판이 예정돼 있다. 안정적인 피칭 속에 투구수를 끌어올리며 개막전 전망을 밝게 했다.

커브 집중점검, 2년차 징크스 없다

류현진은 이날 평소와는 다른 볼배합을 선보였다. 주무기인 서클체인지업의 구사 비율을 최대한 줄이고, 커브 비율을 높였다.

이날 콜로라도 타선은 1번타자 찰리 블랙몬을 제외하면 모두 우타자였다. 평소 우타자 상대로 강점을 보이는 류현진이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 덕분이다. 하지만 이날은 체인지업 구사 비율을 줄이고, 다른 변화구인 슬라이더와 커브를 구사했다.

특히 커브를 적극적으로 테스트하는 모습이었다. 커브를 두 개 연속 던지는 등 평소 볼 수 없던 볼배합이 나왔다. 낙차 큰 커브는 타자의 타이밍을 뺏기에 좋은 구종이다.

물론 류현진의 커브가 정상급은 아니다.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인 체인지업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체인지업의 위력이 살아나려면 이를 뒷받침하는 제3, 제4의 구종이 좋아야 한다. 류현진의 레퍼토리에 커브가 제대로 자리잡는다면, 상대는 혼란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류현진이 수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볼배합에 변화를 준다는 건 '2년차 징크스'를 떨쳐내기 위한 측면이 크다. 모든 팀이 지난해 풀타임 선발로 뛴 류현진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하고 나올 게 뻔하다. 직구와 똑같은 폼에서 나오는 체인지업이 알고도 치기 힘든 구종이긴 하지만, 언젠간 공략 당할 수도 있다. 변화는 생존을 위한 선택이다. 류현진도 슬기롭게 이를 대비하고 있다.


연속 촬영한 류현진의 투구 장면. 스포츠조선DB
개막전 선발 커쇼보다 안정된 피칭, 페이스 좋다

류현진은 호주 등판을 위해 순조롭게 투구수를 끌어올렸다. 지난 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첫 시범경기 때 기록한 30개를 시작으로 6일 신시내티전 58개, 11일 오클랜드전 69개를 기록했고, 이날은 87개를 던졌다.

돈 매팅리 감독은 평소보다 일주일 가량 빠른 호주 개막전 일정에도 선발투수로서 최소 90구 이상은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막전 선발투수로 전날 등판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투구수 86개를 기록했고, 류현진 역시 87개로 90개 가까이 던졌다.

커쇼와 류현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개막 1,2차전에 나란히 나서게 됐다. 시범경기 페이스만 놓고 보면, 류현진이 커쇼보다 낫다. 커쇼는 시범경기 4경기에서 14⅔이닝을 던져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9.20의 난조를 보였다. 매경기 실점이 있었고, 2경기나 5실점을 기록했다.

반면 류현진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4경기서 14⅓이닝을 소화했고, 1승 평균자책점 2.20으로 순항했다. 6일 경기서 기록한 2실점이 최다 실점이었고, 11일과 이날은 1자책점만을 기록했다.

기록만 놓고 보면, 류현진은 개막 2연전 선발투수로 손색이 없다. 현지 언론 역시 류현진의 시범경기 피칭에 대해 매우 안정적이라며 연일 호평을 내놓고 있다.


LA다저스 클레이튼 커쇼(왼쪽)와 류현진은 오는 22일과 23일(한국시각)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애리조나 다아몬드백스와의 개막 2연전을 대비해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90개 가까이 투구수를 끌어올렸다. 스포츠조선DB
호주에서도 최상의 컨디션? 상황은 좋다

LA 다저스 선수단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호주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14시간 이상 비행시간이 소요되는 장거리 원정이다. 오는 20일 호주 대표팀과의 연습경기를 치르고 22일과 23일 애리조나와 개막 2연전을 치른다. 류현진의 등판은 23일이다.

이날 총 30명의 선수들이 호주로 떠났다. 명단에서 제외돈 주요선수들도 있다. 2번타자 칼 크로포드가 여자친구의 출산으로 인해 '출산휴가'를 받았고, 선발 잭 그레인키와 댄 하렌, 중간계투 브랜든 리그가 미국에 남아 마이너리그 등판을 계속하며 시즌 개막을 준비한다.

류현진의 컨디션 조절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한국과 미국을 오갈 때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탄다. 장거리 비행이 낯선 다른 다저스 선수들보단 상황이 낫다. 시차 적응이 보다 수월할 수 있다. 이날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 이후 5일 휴식 후 6일째 등판하는 스케줄로 등판일정도 부담이 없다. 호주에 도착한 뒤 5일간의 여유가 있다.

류현진이 등판하는 23일 경기는 현지시각 오후 1시에 열린다. 낮경기에 대한 적응 여부가 우려될 수 있지만, 류현진은 시범경기 마지막 2경기에서 낮경기를 경험했다. 11일 오클랜드전과 17일 콜로라도전 모두 낮경기로 진행됐다. 상황은 류현진에게 유리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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