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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클레이 탁월한 제구력은 성격 덕분?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2-02 12:04


한화 새 외국인 투수인 케일럽 클레이가 차분한 성격와 안정적인 제구력으로 오키나와 캠프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의 새 외국인 투수 케일럽 클레이는 1988년생으로 26세다. 올해 한국 무대를 밟은 외국인 선수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리다.

그는 지난 200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유망주 출신이지만,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다. 프로 입단 이후 7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만 던졌다. 지난해에는 워싱턴 내셔널리스 산하 더블A와 트리플A에서 11승5패, 평균자책점 2.96의 호성적을 거뒀지만, 시즌 후 방출 조치를 당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다시 빅리그 도전에 나서려 했으나, 한화 구단의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고는 고심 끝에 한국행을 결정했다.

외국인 선수의 경우 나이가 어리면 부상 또는 성격 측면에서 의심을 받는 사례가 종종 있다. 하지만 적응이라는 측면에서는 젊은 선수들이 각광받기도 한다. 국내 무대에 입성했던 외국인 선수 가운데 미국 야구 경험이 많은 30대 나이의 선수들중 일부는 음식과 거주 환경을 까다롭게 요구한 경우도 많았다. 한화 입장에서는 또 20대 초중반 투수들이 많기 때문에 클레이가 한국 문화와 야구에 적응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클레이가 한화의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한 것은 지난달 15일이다. 전지훈련 캠프 첫 날 합류하겠다는 계약서상의 조항을 지키며 김응용 감독을 기쁘게 했다. 클레이는 이후 단 하루도 빠짐없이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세 차례의 불펜피칭을 통해 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 투구폼과 구종을 선보였다. 아직 투구수는 많지 않지만, 자신의 스케줄대로 착실하게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캠프에 합류하기 전 미국에서 롱토스와 러닝 등의 훈련을 실시한 터라 몸상태는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 한화측의 설명이다.

일단 김 감독은 클레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제구가 안정적이라는 것이 영입 당시 설명 그대로다. 클레이는 지난 시즌 158⅓이닝 동안 31개의 볼넷을 허용, 9이닝 기준 1.76볼넷을 기록했다. 특급 제구력이다. 마이너리그 통산 수치도 2.56개에 불과하다. 전반적으로 제구력이 좋지 못한 한화 투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아닐 수 없다. 한화는 지난 시즌 9이닝 평균 볼넷이 9개팀중 가장 많은 4.24개였다. 김 감독은 "볼넷이 문제야"라는 말을 자주했다. 클레이의 불펜피칭을 보고 칭찬을 쏟아낸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클레이의 제구력은 성격 덕분일지도 모를 일이다. '제구력은 타고난다'는 말이 있다. 한화 관계자는 클레이의 성격에 대해 "우리 젊은 선수들하고 잘 어울리고 성격도 순하고 차분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음식에 대해서는 걱정할 것이 없다고 한다. 한화 관계자는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한국 음식을 아주 잘 먹는다. 다른 음식을 요구하지도 않고, 맛있다는 말을 하면서 먹는다"며 "다른 나라에 가면 음식은 어려운 문제인데 클레이는 다 잘 먹는다"고 소개했다. 알고 보니 클레이는 미국에서도 아시아 음식을 많이 먹어봤다고 한다. 중국, 일본 식당 뿐만 아니라 한국 식당도 즐겨 찾으며 생소한 음식에 대한 적응력을 키운 것이다.

탁월한 제구력과 차분한 성격, 외국인 선수 물색 당시 불안했던 한화 마운드에 클레이만한 '카드'는 없었던 것 같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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