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최준석 히메네스 롯데 '씨름부', 그들은 공포감을 원한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4-02-02 11:39


히메네스와 최준석을 두고 롯데 자이언츠 씨름부라고 부른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최준석(31)이 루이스 히메네스(32)를 만났다. 덩치가 더 큰 덩치와 악수했다. 그 장면을 본 주변 사람들은 롯데 자이언츠에 '씨름부'가 따로 결성됐다고 말했다.

최준석은 국내야구에서 큰 몸집으로 유명하다. 키 1m85에 체중은 115㎏이다. 115㎏은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 홈페이지에 등록된 수치다. 실제로는 120㎏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준석은 지난 2013시즌 등록 선수 중 최중량이었다. 아랫배도 제법 나와 있다.

그런 최준석이 타석에 들어서면 몸집이 홀쭉한 타자들이 섰을 때보다 투수들이 느끼는 부담이 크다고 한다. 최준석이 홈 플레이트 쪽으로 바짝 붙으면 제구가 흔들리는 투수는 몸쪽으로 붙이는 공을 던지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자칫 사구를 던질 위험이 크다.

그런 최준석 보다 더 큰 덩치의 소유자가 히메네스다. 그는 롯데 자이언츠가 4번 타자 갈증을 풀기 위해 오랜 시간 관찰한 끝에 데려온 외국인 타자다.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 베네수엘라리그 뿐아니라 일본 니혼햄에서도 뛰었다. 선구안이 뛰어나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이 높고, 유인구에 잘 속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말 롯데 구단이 공개한 히메네스의 신체조건은 키 1m92에 체중 127㎏이다. 롯데 구단은 그의 실력 뿐아니라 덩치를 보고 뽑았다. 투수가 보는 것만으로도 크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한다. 히메네스는 지난달 29일 롯데의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캠프에 합류했다. 고향 베네수엘라에서 개인훈련을 해오다 건너왔다. 일본 비자(일본 가고시마 2차 캠프 때문)를 받느라 당초 일정 보다 조금 늦었다. 그는 개인 전담 트레이너 앤드리를 대동했다. 롯데 구단은 앤드리와 동행하겠다는 히메네스의 요청을 수락했다.


롯데 자이언츠가 영입한 외국인 거포 히메네스. 거구에도 스트레칭을 할 때는 무척 유연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히메네스가 합류 후 밝힌 체중은 130㎏이다. 키는 1m90이 넘는다고 했다. 롯데가 배출한 토종 거포 이대호(키 1m94. 체중 130㎏, 현 일본 스포트뱅크 호크스)와 흡사하다. 2011시즌 이대호의 130㎏은 역대 최고 중량이다. 히메네스가 지금 KBO에 등록한다면 이대호와 타이가 된다.

둘은 국내 씨름 체급 구분으로 따졌을 때 백두급(105.1㎏ 이상)에 해당한다. 백두급이 최중량 급이다.

둘 중 한 명이 2014시즌 4번 타자를 맡는다. 경합에서 지는 선수는 타순 5번에 들어간다.


히메네스가 이번 시즌 세운 개인 목표는 20홈런 이상, 80타점 이상이다. 목표치가 생각 보다 높지 않았다.

히메네스는 합류 후 첫 프리배팅에서 비거리 130m짜리 타구를 여러개 날렸다. 그가 친 타구가 롯데 선수단 연습구장인 캔자스시티 로열스 볼파크 조명탑 높이에 거의 맞먹을 정도로 높고 멀리 날아갔다고 한다. 그걸 본 토종 선수들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 파워는 입증이 됐다. 1루 수비 훈련에서도 큰 문제를 노출하지 않았다.

히메네스의 훈련 파트너는 주로 최준석이다. 둘은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는데 죽이 잘 맞는다고 한다. 히메네스는 합류 첫 날 부터 김치볶음밥을 먹었고, 설날에 맞춰 나온 떡국도 두 그릇을 비웠다. 붙임성이 좋았다.

롯데는 2013년 팀 홈런이 고작 61개에 그쳤다. 팀 최다 홈런인 넥센(125개)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롯데는 시즌 내내 4번 타자를 찾지 못해 고전했다. 강민호 전준우 박종윤 김대우 등이 모두 4번 타자의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상대 투수들은 롯데 타선을 쉽게 보고 덤벼들었다. 롯데는 5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롯데 구단이 히메네스와 최준석에게 기대하는 건 공포감이다. 마운드에 선 투수가 심리적으로 위축될 경우 타자가 이길 가능성이 높다. 그럼 홈런과 타점은 부수적으로 따라오게 돼 있기 때문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