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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두산의 확실한 우위, '키스톤'에서 보인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10-23 12:03


포스트시즌 승부, 작은 틈 하나에서 희비가 엇갈린다. 이미 치러진 넥센과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그리고 LG와 두산의 플레이오프에서 그대로 입증됐다.

이런 틈을 최대한 감추고 막아낸 두산은 웃었고, 그렇지 못했던 넥센과 LG는 울었다. 그렇게 두산은 한국시리즈까지 올랐다. 그리고 이제 사상 초유의 '통합 3연패'를 꿈꾸는 '최강의 적' 삼성과 만난다.

전력에서는 확실히 삼성쪽에 우위가 있다. 선발과 불펜, 타격 그리고 체력 등 여러 측면에서 냉정히 평가할 때 삼성이 유리한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삼성이 꼭 한국시리즈에 우승하리라는 법은 없다. 두산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특히나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계속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내왔다. 이를 통해 쌓은 선수단의 사기는 결코 삼성에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서라면 '사기' 뿐만 아니라 전력 면에서도 적어도 한 가지 쯤은 삼성보다 앞선 면이 있어야 한다. 그런 강점을 부각시켜야 경쟁력이 생긴다. 그렇게 볼때 현 상황에서 두산이 가장 확실한 우위를 보일 수 있는 부분은 바로 내야의 핵심을 이루는 유격수와 2루수 '키스톤'의 수비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앞선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나타났듯이 포스트시즌에서는 수비력이 팀의 운명을 좌우한다. 안정된 수비력을 갖춘 팀은 비록 공격력에서 뒤지거나 점수를 뒤지고 있더라도 크게 불안하지 않다. 그리고 끝내 전세를 뒤집게 된다. 수비력이 팀의 근간이 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두산이 이를 입증했다.

그런데 원래의 삼성은 두산 못지 않게 수비력이 강한 팀이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9개 구단 중 4번째로 실책(76개)이 적었다. 하지만 지금의 삼성이 정규시즌과 같은 수비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내야 수비의 핵인 키스톤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유격수 김상수와 2루수 조동찬이 부상으로 한국시리즈에 나오지 못하면서 새로운 정병곤(유격수)-김태완(2루수) 조합이 등장했다.

물론 정병곤이나 김태완 모두 훌륭한 수비력을 지닌 선수들이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라는 큰 경기 경험이 없다는 게 불안요소다. 기본적인 수비력은 있지만, 이게 제대로 유지될 지에 대해서는 실제 경기를 치러봐야 안다. 그래서 확실한 믿음을 갖기 어렵다.

이런 불안한 키스톤을 가동해야 하는 삼성에 비해 두산 키스톤은 포스트시즌을 통해 확실한 신뢰감을 만들어놨다. 유격수 김재호와 2루수 오재원의 조합은 광대한 수비범위와 안정된 캐치 그리고 정확한 송구로 수많은 명장면을 연출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점 때문에 두산은 적어도 키스톤에서 만큼은 삼성에 비해 확실하게 앞서있다고 볼 수 있다.


전쟁에서 이기려면 아군의 강점을 최대한 부각시켜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야 한다. 결국 두산으로서는 삼성의 거의 유일한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키스톤을 집중적으로 흔들 필요가 있다. 더불어 안정적인 김재호-오재원의 키스톤 역시 강한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야 한다. 키스톤의 우세를 시리즈 내내 유지할 수 있다면 두산이 얻는 전력 상승효과는 매우 커질 수 있다. 삼성의 통합 3연패를 저지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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