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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완 2군 감독 파격 인사. 어떻게 가능했을까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3-10-22 16:52 | 최종수정 2013-10-23 08:01


은퇴한 선수를 곧바로 2군 감독으로 선임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박경완의 은퇴와 함께 SK의 2군 감독 선임 발표는 깜짝 인사로 여겨진다. 1972년생인 박경완은 내년이면 42세가 된다.

아무리 최고의 선수라는 찬사를 받은 스타 플레이어도 은퇴를 하면 대부분 코치 연수를 받는 것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다. 연수를 받은 이후엔 2군에서 코치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박경완 역시 은퇴를 하게 되면 마찬가지의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였다. 은퇴후 해외로 1년 정도 코치 연수를 다녀온 뒤 박경완이 코치가 되더라도 최고의 수비형 포수라는 평가를 받은 만큼 배터리코치가 유력해보였다. 지난해 SK는 박경완에게 은퇴식과 함께 코치 연수를 제안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그런 절차 없이 곧바로 어린 선수들을 키우는 퓨처스팀의 총 책임자가 됐다.

SK 관계자는 박경완 신임 퓨처스 감독에 대해 "배터리 코치로서의 능력뿐만 아니라 선수단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미 초보 코치로서의 일을 했다는 게 SK의 판단이다. 박경완은 지난 2010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양쪽 아킬레스건을 모두 수술 받았고 이후 3년간 1군보다는 2군과 재활군에서 더 많은 날을 보냈다. 그러는 동안 자연스럽게 선수들에게 많은 조언을 해주면서 사실상 지도자로서의 역할도 했다는 것.

1군과 2군의 성격을 완전히 달리하는 SK의 선수단 운영 방식도 박경완의 퓨처스 감독 선임에 영향을 끼쳤다. 보통 구단은 감독을 선임하면 감독이 원하는 인물을 주요 코치진에 배치시켰다. 2군 코칭스태프가 포함될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SK는 올시즌부터 1군과 2군의 운영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육성팀을 따로 만들어 선수 육성을 위한 매뉴얼 작성을 시작했다. 1군은 오로지 성적만을 위해 달리고 2군에서는 선수를 키우는 역할을 맡는다. 1군은 당연히 감독의 영향아래 있지만 2군은 구단이 자체적인 시스템으로 이끌게 되는 것. 예전엔 1군 감독이 바뀌면 1,2군 전체 코칭스태프에 변화가 있었지만 SK는 1군 감독이 바뀌더라도 선수 육성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도록 했다.

선수 육성의 최고 책임자 자리에 오른 박경완이다. 이제 선수로서의 능력이 아닌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보일 차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SK 박경완 신임 퓨처스 감독이 경기중 진해수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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