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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무승부 0’ 행진 계속될까?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3-06-27 09:06 | 최종수정 2013-06-27 09:14



어제 KIA와 두산의 광주 경기는 무승부로 종료되었습니다. 12회 연장전을 치르며 자정까지 육박해 5시간 15분이 소요되었지만 4:4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것입니다.

연장전을 치르며 무승부가 나올 경우 선수들의 육체적 피로는 상당합니다. 12회까지 치러 무승부가 되었기에 체력 소모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어제 광주 경기 12회초에 관중이 외야로 추락해 경기가 5분 정도 중단된 사이 수비에 나선 KIA의 야수들이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던 것처럼 연장전을 치르면 지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과 같은 무더위에는 더욱 부담스러운 것이 연장전입니다.

백업 선수들이 투입되면 주전 선수들의 체력 소모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팀에서 백업 선수는 5명 안팎의 인원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백업 선수의 대타, 대수비, 대주자로의 교체 투입 시기를 감독은 저울질할 수밖에 없기에 주전 선수들을 일찌감치 벤치로 불러들이기도 어렵습니다. 승리가 우선되기 때문입니다.

연장전 무승부가 가장 부담스러운 이유는 불펜 투수의 소모입니다. 선발 투수가 12회를 완투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불펜 투수들이 투입되기 마련입니다. 연장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마무리 투수를 비롯한 불펜 투수들을 쏟아 부었지만 성과 없이 무승부로 종료될 경우 가깝게는 다음 경기, 멀게는 한 시즌에도 여파가 미치게 됩니다.

정신적인 허탈감 또한 수반됩니다. 긴 시간 경기를 치르며 최선을 다했지만 승리한 것도 아니며 패배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 선수들에게 허탈감을 야기합니다. 만일 이동일인 목요일 경기에 연장전 무승부가 나온다면 선수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관전을 하는 팬들도 무승부보다는 승패가 갈리는 것을 선호합니다.

올 시즌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무승부가 없는 팀이 LG입니다. 나머지 8개 구단은 이미 한 번 이상 무승부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NC가 3번, 삼성, KIA, 롯데, 두산이 2번, 넥센, SK, 한화가 1번의 무승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LG가 연장전 무승부가 없다는 사실은 그만큼 불펜 투수들의 소모와 선수들의 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적다는 의미입니다. LG 투수진은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63경기를 치르면서 557이닝을 소화했습니다. 역시 63경기를 치르며 566 2/3이닝을 소화한 롯데 투수진과 62경기를 치르며 564 1/3이닝을 소화한 두산 투수진에 비해 소화 이닝이 적습니다. 원정 경기를 치르며 정규 9이닝에서 패배해 9회말 수비에 나서지 않은 것이 투수진의 소화 이닝이 적은 원인일 수도 있지만 롯데와 두산이 2번의 연장전 무승부를 기록하고 LG는 무승부가 없는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한 시즌을 치르다보면 무승부 경기는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작년만 해도 8개 구단이 모두 최소 2무승부 이상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지만 피하기 어려운 것이 무승부라는 의미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끝장 승부'로 치러져 8개 구단이 모두 무승부가 없었던 2008년을 제외하고 LG가 무승부가 없었던 1990년과 1994년에는 그해 유일하게 무승부가 없는 팀이었으며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휩쓸었다는 사실입니다. 올 시즌 LG의 '무승부 0' 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팀 성적과의 상관관계는 어떻게 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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