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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혼돈의 투수진, 경쟁인가? 전문화인가?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3-05-27 17:43 | 최종수정 2013-05-28 06:28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18일 대전구장에서 열렸다. 한화가 두산에 14-2의 대승을 거두며 2연승을 거뒀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연장 11회말 1사 만루서 두산 정수빈이 끝내기 안타를 친 후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두산 5월은 잔인했다. 지금도 그 여파는 남아있다.

8일 SK전에서 최다점수차 역전패(10점), 12일 NC에 올 시즌 최다실점 허용(5대17), 19일 한화전 2대14 완패(한화에 올 시즌 팀 최다안타와 최다실점 허용)까지.

넥센전에서는 7대15로 완패했다. 무너진 5회, 연속사구로 벤치클리어링을 했다. 그리고 나흘을 쉬었다.

경기내용은 최악이다. 하지만 두산은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다. 세 차례 연속 위닝시리즈를 가져가지 못했지만, 꼬박꼬박 1승을 챙겼다.

중간계투진이 허물어진 상태지만, 타선과 수비 조직력은 여전히 살아있다.

최근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는 것은 이유가 있다. 선발이 무너지면서 중간계투진까지 허물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확실한 선발은 니퍼트와 노경은밖에 없다. 중간계투진에서도 그나마 믿을 수 있는 선수는 오현택과 유희관 뿐이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5월 고비를 넘겨야 한다"고 계속 강조해왔다. 참사수준의 결과를 얻었지만, 그럴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좋지 않은 선발과 여전히 컨디션이 좋지 않은 중간계투진. 투수진이 무너진다면 손을 쓸 도리가 없다. 물론 경기 중간중간 용병술의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투수진이 좋지 않기 때문에 생긴 결과다.

좀 더 냉정하게 보자. 두산은 여전히 3위다. 41경기를 치르면서 22승1무18패를 기록하고 있다. 선두 넥센과의 승차도 4.5게임 차에 불과하다. 여전히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행보다.

두산은 현재 바닥이다. 다행인 것은 전력이 상승할 요인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미덥지 않지만 어쨌든 외국인 왼손투수 개릿 올슨이 선발진에 조만간에 가세한다. 이용찬 역시 마찬가지다. 두산을 옥죄고 있는 선발진에 숨통이 틔인다. 여기에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홍상삼과 변진수가 조금씩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다.

즉, 전체적으로 볼 때 두산은 전력을 정비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많다.

하지만 중요한 한 가지가 있다. 두산은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부터 경쟁을 계속 강조했다.

긍정적인 측면이 많을 수 있었다. 두산의 야수는 차고 넘친다. 때문에 경쟁체제는 확실히 기복심한 타격사이클을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었다. 두산의 타격과 수비는 여전히 최상위권이다. 경쟁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친화력 강한 FA 홍성흔을 영입하면서 이런 단점을 없앴다. 물론 포스트 시즌을 대비한다면, 베스트 9과 백업을 고정하는 작업은 필요하다. 그런데 두산 타선을 고려한다면 이런 작업은 8월 이후에 해도 가능하다. 지금까지 두산 타선은 경쟁의 단점보다 장점이 매우 많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투수진의 경쟁이다. 의도는 괜찮았다. 우승을 위해서는 강한 중간계투진과 마무리가 필수적이다. 두산의 보직은 확실치 않았다. 홍상삼 변진수 김강률 윤명준 등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들은 많았지만, 검증되지 않았다. 선발진 강화를 위해 지난 시즌 마무리 프록터를 내보내면서 두산이 선택할 수 있었던 중간계투진 강화방안은 치열한 경쟁이었다.

시즌 초반 이런 경쟁체제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나온 선수가 오현택과 유희관이다. 극심한 경쟁체제를 뚫고 실전에서 좋은 투구를 보인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하지만 홍상삼과 변진수, 그리고 김강률과 윤명준은 좋지 않았다.

경기를 치를수록 컨디션이 올라와야 했지만, 쉽지 않았다. 경험이 부족했고, 검증이 되지 않았다.

당연히 부작용이 생겼다. 문제는 확실한 보직이 결정되지 않으면서 생기는 부작용이 예상보다 훨씬 더 컸다는 점이다. 컨디션이나 기량이 올라오지 않은 것은 사실. 그런데 경기 어느 시점에 들어간다는 확실한 보직이 결정됐다면, 좀 더 효율적인 경기력을 담보할 수 있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경쟁체제에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반감될 순 있다.

문제는 확실한 분업화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생긴 부작용이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패전처리로 나섰던 정대현과 윤명준은 자신감을 잃었고, 변진수와 홍상삼 역시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두산의 반격은 가능하다. 하지만 투수진의 경쟁체제는 정리할 필요가 있다. 실전에서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두산 투수진의 경쟁과 분업화에 대한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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