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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 3루수 김민성(25). 올시즌 프로야구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히어로즈에서도 요즘 가장 뜨거운 타자다. 히어로즈 하면 금방 떠오르는 주장 이택근, 4번 타자 박병호, 클러치 히터 강정호, 홈런타자 이성열과 성격이 조금 다른 타선의 주축선수다. 각종 데이터를 들춰보면, 그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지, 그가 얼마나 찬스에 강한 지, 또 왜 염경엽 감독이 그를 신뢰하는 지 금방 알 수 있다.
타율 3할3푼1리(5위), 1홈런, 19타점, 1도루, 출루율 4할2푼1리(9위). 얼핏보면 타율이 좋은 재능있는 타자 정도로 보인다. 그런데 홈런 1개를 기록한 타자가 장타율이 4할7푼6리다. 이 부문 공동 8위다.
득점이 가능한 찬스에서 얼마나 강했는가를 보여주는 득점권타율을 보면 입이 딱 벌어진다. 4할6푼7리로 압도적인 1위다. 2위인 삼성 최형우(4할2푼9리)에 크게 앞서 있다. 그는 올해 득점권에서 39차례 타석에 들어가 30타수 14안타, 17타점을 기록했다. 4할대 득점권타율은 김민성과 최형우, 둘 뿐이다. 득점권에서 출루율도 5할6푼4리로 톱에 올라 있다.
참 많은 타순을 오갔다. 김민성은 올해 3번, 6번, 7번, 8번, 9번까지 5개의 타순을 경험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겨울 일찌감치 김민성을 9번-3루수로 낙점했다. 하위타선과 상위타선이 만나는 지점에서 찬스를 이어주는 역할이었다. 강한 하위타선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바람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뜨거운 활약처럼 그의 타순도 변화무쌍했다. 팀 타격 상황과 분위기, 상대팀과 투수에 따라 염경엽 감독은 다양한 타순에서 그를 활용했다. 물론, 김민성은 모든 타순에서 완벽에 가깝게 주어진 역할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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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는 타순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김민성은 "아무래도 하위타순에 있는 게 부담이 적고 편하다. 하위타순이라 득점찬스가 적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상황이 많이 다르다. 우리팀이 그만큼 강해졌기 때문이다"고 했다. 히어로즈가 강해져서 김민성에게 찬스가 자주 찾아오는 걸까, 아니면 찬스 때 김민성이 강한 면모를 보이면서 팀이 강해진 걸까. 두 가지 모두 이 질문에 답이 들어가 있는 것 같다.
지난 시즌 김민성은 개막을 코앞에 두고 부상했다. 주전 2루수로 낙점을 받았는데, 덜컥 다치면서 시즌 초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신고선수 서건창이 김민성이 빠진 자리에 들어와 주전이 됐고, 신인왕까지 됐다. 내야 멀티플레이어 김민성에게도 변화가 왔다.
김민성은 "결과적으로 지난해 내 부상이 건창이에게 기회가 됐고, 우리팀 전력도 그만큼 강해졌다"고 했다.
롯데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김민성은 2010년 트레이드가 돼 히어로즈의 일원이 됐다. 히어로즈는 황재균을 내주고 김민성과 김수화를 영입했다. 트레이드가 된 선수는 아무래도 옛 팀에 대한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된다. 그러나 시간은 이런 감정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김민성은 "팀을 옮기고 한동안 롯데전에 나설 때면 의식을 했다. 지금은 롯데도 여러 상대 팀 중 하나일 뿐이다"고 했다.
히어로즈는 팀 출범 6년째인 올시즌 첫 4강을 넘어 우승을 노리고 있다. 근육형 타선으로 거듭난 히어로즈에서 김민성은 특별한 존재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