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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류제국 프로 첫 맞대결, 승리는 누구 품에?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5-15 16:52 | 최종수정 2013-05-16 06:13


덕수상고(현 덕수고) 류제국과 광주진흥고 김진우. 고교 최고의 라이벌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두 사람이 12년 만에 맞대결을 펼친다.

미국 생활을 청산한 후 국내로 복귀, 우여곡절 끝에 이번 시즌을 앞두고 LG 유니폼을 입은 류제국이 드디어 첫 선발등판에 나선다. LG 김기태 감독은 15일 훈련을 앞두고 19일 열리는 잠실 KIA전에 류제국을 선발로 등판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류제국의 한국무대 첫 등판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야구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데, 흥미요소가 하나 더 추가됐다. 19일 경기 KIA 선발로 김진우가 등판한다. 김진우는 14일 광주 SK전에 선발등판해 승리투수가 됐다. KIA 선발 로테이션상 양현종-윤석민-소사-서재응이 등판한 뒤 19일 경기에는 김진우가 등판할 차례다. KIA 선동열 감독은 16일 광주 SK전을 앞두고 "상대에 관계없이 우리 로테이션대로 간다"고 말해 김진우 출격을 알렸다.

두 사람은 99년 고교에 입학해 2002년 졸업할 때까지 초고교급 투수로 인정받으며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하지만 졸업 후 완전히 다른 길을 걷게 됐다. 류제국이 계약금 160만달러(약 17억8000만원)를 받고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반면, 김진우는 계약금 7억원에 고향팀 KIA 유니폼을 입었다. 두 사람 모두 우여곡절을 겪었다. 김진우는 데뷔 첫 해 12승을 거두며 선동열의 계보를 이을 투수로 각광을 받았지만 잦은 음주, 폭행 사건에 무단이탈까지 겹치며 2007년 구단으로부터 임의탈퇴 조치를 당하게 된다. 류제국은 메이저리그에 안착하지 못한 채, 2003년 공으로 보호동물인 물수리를 맞혀 야구 외의 사건으로 더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LG 입단 과정에서도 협상 도중 돌연 미국으로 떠나 팬들의 지탄을 받았다.

과거는 과거일 뿐. 이제는 LG와 KIA의 유니폼을 입고 잠실구장에서 만나게 된 류제국과 김진우다. 고교시절 가리지 못했던 승부, 12년 후 더 큰 무대에서 겨루게 됐다. 그렇다면 첫 맞대결에서는 어떤 결과를 예상해볼 수 있을까.

일단, 유리한건 김진우다. 김진우는 아픔을 딛고 지난 시즌 화려하게 부활, 10승 투수로 거듭났다. 이번 시즌에도 KIA 선발진에서 우완 에이스 역할을 하며 3승 2패 평균자책점 2.75를 기록 중이다. 묵직한 직구와 각도 큰 커브가 위력적인데다, 최근에는 슬라이더까지 장착해 타자들로서는 공략하기 매우 까다로운 투수가 됐다. 이미 KIA 선발진을 넘어 국내 프로야구 우완투수 중 가장 안정적인 투수로 손꼽힌다. 또, 팀 성적도 KIA가 LG에 앞선다. 최근 연패에 빠지는 등 부진했지만 타선이 바닥을 찍고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반면, 류제국은 모든게 낯설다. LG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1군 경기에 나선다. 상대타자, 경기장 환경 등 모든 것이 생소하다. 여기에 하필이면 상대가 강타선을 자랑하는 KIA고, 선발은 고교시절 라이벌이었던 김진우다. 프로야구 최고의 빅매치로 무조건 만원관중이다. 아무리 파이팅 넘치는 성격이라지만 크게 긴장할 수밖에 없다. 한 마디로 말해 국내무대로만 치면 신인의 첫 등판과 다름 없다. 그만큼 불리하다.

하지만 구위나 몸상태는 괜찮다고 하니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 류제국은 2군 5경기에 선발로 나서 실전테스트를 마쳤다. 최근에는 지난달 30일 SK전에 등판해 7이닝 무실점, 8일 KIA전에서는 6⅔이닝 3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했다. LG의 한 관계자는 "최고구속을 147㎞ 정도까지 끌어올렸다. 아직 100%라고 할 수는 없지만 땅볼 유도와 경기운영능력 등이 좋아 1군에서도 쉽게 무너질 공을 아니라는게 코칭스태프의 설명"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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