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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KIA 타선, 다시 초심 찾을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5-13 17:17 | 최종수정 2013-05-14 06:02


12일 포항야구장에서 프로야구 삼성과 KIA의 경기가 열렸다. KIA가 8회 마운드에 오른 송은범이 4실점을 하용하며 삼성에 5대4로 역전패를 당했다. 9회 아쉬운 표정으로 마지막 이닝을 준비하고 있는 KIA 선수들.
포항=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5.12

'타율 0.178'.

이토록 극히 저조한 타율은 올 시즌 우승을 노리는 KIA가 최근 1주일간 기록한 팀 타율이다. 어떤 개인이 이 정도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면 소속팀 감독은 지체없이 2군행을 통보했을 것이다. 그만큼 1할7푼8리라는 성적은 참담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저조한 수치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KIA 타선이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 지를 명확하게 표현해준다.

KIA는 5월 6일부터 12일까지 일주일간 치른 5경기에서 겨우 6점 밖에 뽑아내지 못했다. 경기당 평균 1.2득점이다. 단 1점도 못 얻어낸 경기도 두 차례나 된다. 이래서는 투수가 아무리 잘 던진다고 해도 이기기 힘들다. 자연스럽게 KIA는 극심한 하향곡선을 그렸다. 5경기에서 모두 지면서 1위였던 순위가 4위까지 떨어졌다.

문제는 이런 부진이 마치 '도둑처럼' 다가왔다는 점이다. 어떤 예고나 전조도 없었다. 잘 터지던 방망이가 순식간에 차갑게 식어버렸다. KIA 타선이 집단 부진에 빠지기 바로 1주일 전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4월 29일부터 5월 5일까지다. 이 기간에 KIA는 두산-넥센과의 원정 6연전을 치렀는데, 각각 2승1패씩 기록하며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강팀과의 원정 맞대결에서 5할 이상 승률을 거둔 것이다.

이 시기의 KIA는 별 다른 수식어가 필요없다. '강하다'는 표현이면 충분했다. 특히 타선은 상하위를 가리지 않고 집중력이 뛰어났다. 이 기간 KIA의 팀 타율은 무려 3할1푼7리나 됐다. 독보적인 1위다. 홈런은 3개로 그리 많지 않았지만, 타점은 무려 35개나 됐다. 같은 기간 9개 구단 중 가장 활발한 타점 생산력이었다.

원래 타격에는 상승과 하강의 사이클이 교차하게 마련이다. 선수는 인간이다. 지친다. 언제나 잘 칠수는 없다. 그래서 정점에 오른 뒤에는 하강 곡선을 그리는데, 이게 얼마나 완만하게 내려오는지 그리고 그 하강의 순간을 얼마나 짧게 줄이고 다시 상승 곡선으로 반등하는 지가 강팀의 요건이다.

하지만 KIA는 마치 가장 높은 궤도에 올랐다가 급격히 하강하는 롤러코스터처럼 타선의 기세가 떨어지고 말았다. SK로 이적한 김상현의 공백 때문만은 아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하나같이 하락세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타자들의 조급증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더불어 선구안도 떨어지고 있다. 일단 KIA타선이 정점에 올랐던 4월 29일부터 5월 5일까지의 볼넷/삼진 비율은 39대37이었다. 볼넷을 오히려 삼진보다 더 얻어냈다는 것은 타석에서 정확한 선구안을 바탕으로 한 참을성을 보였다는 뜻이다.


그러나 팀타율이 1할대로 추락한 5월 6일부터 12일까지는 이런 추세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 기간 KIA 타자들은 겨우 14개의 볼넷을 얻어낸 반면, 삼진은 무려 37개를 당했다. 삼진 갯수는 이전 1주일간과 동일했으나 볼넷은 25개나 줄었다. 그만큼 출루율과 득점력도 저하될 수 밖에 없다.

결국 KIA가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타선이 되살아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강팀이라도 타격 부진에 빠질 수는 있다. 관건은 이를 얼마나 빨리 극복해느냐다. KIA 타선가 다시 처음의 날카로운 기세를 되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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